독도는 우리 땅/승정원일기 속 안용복

[승정원일기 속 안용복] 숙종 22년 10월 13일 [3-11] 숙종 – 우물 밖에서 우물 속을 내려다본 자

CurioCrateWitch 2025. 5. 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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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숙종 22년 10월 13일
우물 밖에서 우물 속을 내려다본 자

📜 원문

上曰, 在外兩大臣及訓將之言, 不無所見, 而今此龍福之事, 不害於國, 而只是島主之事而已。
日後奸民, 若因此效尤, 有以國家袐密之事漏通者, 則甚爲可慮, 此亦有所見矣。
待領相出仕後處之, 可也。



📝 번역

임금이 말하였다.
“외부의 두 대신과 훈련대장들의 말에도 나름의 견해가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안용복의 일은 국가 자체에 해가 되는 사안은 아니고, 단지 대마도주와 관련된 문제일 뿐이다.
다만 훗날 간사한 백성들이 이를 본받아 국가의 기밀을 외국에 누설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그 점 또한 일리가 있다. 좌의정이 출사한 뒤에 다시 처리하라.”



🔍 해설 | 숙종 – 우물 밖의 조율자, 결정을 유보한 지혜

이 기록은 안용복 사건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 속에서, 조선 국왕 숙종이 보여준 정치적 판단과 전략적 유보의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숙종은 외부 대신들과 훈련대장들의 상반된 의견 모두에 일리가 있다며, 섣불리 어느 쪽을 택하지 않습니다. 즉각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 좌의정이 출사한 후에 다시 논의하라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국가에 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려는 있다”

숙종은 이 사건을 조선의 국익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일은 국가에 해가 되는 일이 아니라, 대마도주와 관련된 문제일 뿐이다.”
라고 하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안용복의 행동이 비록 공식 외교 절차를 어긴 것이지만, 쓰시마섬(對馬島, 스시마) 도주를 곤란하게 만든 정도이지, 조선 자체에는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냉정한 판단입니다.

그럼에도 숙종은 또 한 가지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훗날 간사한 백성들이 이를 본받아 국가의 기밀을 외국에 누설한다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는 안용복의 선례가 무분별한 외교 활동으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계한 것입니다.



결정의 유보는 무능이 아니라 전략이었다

숙종은 단순히 결정을 미룬 것이 아닙니다.
그의 침묵은 내부 여론을 정리하고, 일본 측의 반응을 지켜보며, 추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능동적 전략이었습니다.

조선의 국왕은 전제군주가 아니었습니다. 신료들의 합의를 조율하고, 체제 안에서 정무를 이끌어야 했던 자리였습니다.
한쪽에 치우치면 전횡이라 비난받고, 너무 신중하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위치에 있었던 것이죠.


그는 우물 속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가장 많은 우물을 내려다보았다

남구만이 기회를 말하고, 신여철이 균형을 말하고, 윤지선이 법을 외쳤을 때,
숙종은 그들 모두의 말을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결정을 유보함으로써 조선의 체면과 질서, 민심의 균형을 조율할 시간을 벌고자 했던 것입니다.

숙종은 우물 안에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우물을 내려다보며 조율하던 사람,
바로 조선의 국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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