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 전집(前集) #18》 [018]
《채근담(菜根譚) - 전집(前集) #18》 [018]
📜 원문
蓋世功勞, 當不得一個矜字;
彌天罪過,當不得一個悔字。
📚 번역
세상을 뒤덮을 만한 큰 공로도 자랑 하나를 막아내지 못하고,
하늘을 뒤덮을 만한 큰 죄악도 뉘우침 하나에 무너진다.
🔍 해설
이 구절은 인간의 ‘공(功)’과 ‘과(過)’, 즉 공로와 죄악에 대한 내면적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짧지만 울림이 깊은 문장입니다.
두 개의 대조적인 상황을 통해, 가장 큰 성과도 작은 교만 하나에 의해 퇴색될 수 있고, 아무리 큰 잘못이라도 진정한 뉘우침 하나로 그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전하고 있지요.
첫째 문장인 “세상을 뒤덮을 만한 큰 공로도 자랑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고”는,
아무리 위대한 업적일지라도 교만한 마음 하나 앞에서는 그 빛을 잃을 수 있음을 경계합니다.
참된 공로란 겉으로 드러내 자랑하기보다는 겸손 속에서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되며, 스스로 뽐내는 순간, 그 공로는 빛을 잃으며 오히려 사람들의 반감을 사고, 진정한 존경을 잃기 쉬워집니다.
둘째 문장인 “하늘을 뒤덮을 만한 큰 죄악도 뉘우침 하나에 무너진다”는,
그 반대로, 아무리 크고 무거운 잘못이라 해도 진심 어린 참회는 그 죄를 가볍게 하거나 용서의 길을 열 수 있음을 말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 실수에 대한 ‘자세’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진정한 회개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하고, 오히려 사람들에게 신뢰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 구절은 “외적인 공적이나 죄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마음가짐”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공을 세웠다면 겸손하라고, 잘못이 있었다면 회개하라고 말합니다.
이 짧은 문장은 결국, 말 한마디, 표정 하나, 마음 한 조각, 태도 하나가 공도, 죄도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녔음을 드러냅니다.
이것이 바로 채근담 특유의, 역설을 통한 통찰의 지혜입니다.
작은 자랑은 큰 공로를 무너뜨리고, 진심 어린 뉘우침은 큰 죄도 덮는다.
✍️ 한자 풀이
- 蓋 (덮을 개): 덮다, 가리다. (여기서는 '뒤덮다'의 의미)
- 世 (세상 세): 세상.
- 蓋世 (개세): 세상을 뒤덮을 만한, 세상에 비할 바 없는.
- 功 (공 공): 공로, 공적.
- 勞 (수고할 로): 수고하다, 공로.
- 功勞 (공로): 공로, 업적.
- 當 (마땅할 당): 마땅하다; ~에게 대등하다, ~에 미치다, ~을 당해내다.
- 不 (아닐 불): 아니다, ~하지 않다.
- 得 (얻을 득): 얻다; ~할 수 있다. (여기서는 '當不得'이 '~을 당해내지 못한다', '~에 미치지 못한다'는 관용구로 사용됨)
- 當不得 (당부득): ~을 당해내지 못한다, ~에 미치지 못한다.
- 一 (한 일): 하나.
- 個 (낱 개): 낱, 개 (개수를 세는 단위).
- 矜 (자랑할 긍): 자랑하다, 뽐내다, 자만하다; 불쌍히 여기다. (여기서는 '자랑하다'의 의미)
- 矜字 (긍자): '矜'이라는 글자 (즉, 자랑하는 마음이나 태도).
- 彌 (두루 미): 두루 미치다, 가득하다, 뒤덮다.
- 天 (하늘 천): 하늘.
- 彌天 (미천): 하늘을 뒤덮다, 온 세상을 덮을 만한.
- 罪 (허물 죄): 죄, 허물.
- 過 (지날 과): 지나치다, 잘못, 허물.
- 罪過 (죄과): 죄악, 허물, 과실.
- 悔 (뉘우칠 회): 뉘우치다, 후회하다.
- 悔字 (회자): '悔'라는 글자 (즉, 뉘우치는 마음이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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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의 번역과 해설은 기존의 어떤 번역서나 해설서도 참고하지 않고,
원문에 대한 깊은 사색과 철저한 어휘 분석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다만 원문의 해석은 문맥과 시대어감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으며,
본 해설 또한 일정한 주관과 사유에 기반하고 있어 부분적인 오류나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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