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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전집 141 – 퇴로를 열어두는 지혜: 쥐구멍을 모두 막지 마라

菜根譚 前集 一四一채근담 전집 141 – 퇴로를 열어두는 지혜: 쥐구멍을 모두 막지 마라악을 단죄하되 막다른 골목으로 몰지 않는다 — 소중한 것을 지키는 전략적 절제우리는 종종 정의감에 불타오를 때 상대의 모든 퇴로를 끊고 완전한 굴복을 받아내려 합니다. 잘못을 바로잡고 부정을 쳐내는 것은 분명 정당한 일이지만, 상대를 단 한 치의 여지도 없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는 순간 사태는 전혀 다른 파국으로 치닫습니다.앞선 140편이 내면의 덕(德)이 중심이 되어 재능(才)이라는 도구를 올바르게 통솔해야 함을 말했다면, 141편은 그 덕을 바탕으로 현실 속 악을 다스릴 때 발휘해야 할 ‘전략적 여유와 절제’를 다룹니다. 쥐구멍을 전부 막아버리면 궁지에 몰린 쥐가 도리어 집안의 귀한 물건을 닥치는 대로 물어뜯듯..

채근담 전집 140 – 덕은 주인, 재능은 종: 주객이 전도될 때의 위험

菜根譚 前集 一四〇채근담 전집 140 – 덕은 주인, 재능은 종: 주객이 전도될 때의 위험재능은 부리는 종이요 덕은 이끄는 주인이다 — 인격과 역량의 위계를 세우는 법우리는 흔히 뛰어난 두뇌와 탁월한 기술, 남보다 앞서가는 유능함을 성공의 절대적 조건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채근담(菜根譚)』 제140편은 그 유능함이라는 칼날을 쥐기에 앞서, 칼자루를 쥔 주인이 누구인지를 먼저 묻습니다.앞선 139편이 ‘드러남(陽)과 숨김(陰)’의 방향을 살펴 보이지 않는 양심을 닦는 신독(愼獨)을 다루었다면, 140편은 그 내면의 힘인 ‘덕(德)’과 밖으로 발휘되는 도구인 ‘재능(才)’ 사이의 위계를 규정합니다. 주인 없는 집에서 종이 권세를 쥐면 집안이 온통 도깨비 소굴이 되듯, 덕의 통제를 벗어난 재능은 결국 자신과..

채근담 전집 139 – 드러냄과 숨김의 역설: 홀로 있을 때의 모습이 진짜 나를 만든다

菜根譚 前集 一三九채근담 전집 139 – 드러냄과 숨김의 역설: 홀로 있을 때의 모습이 진짜 나를 만든다악은 드러내고 선은 감추어라 —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살피는 ‘신독(愼獨)’의 수양학우리는 흔히 잘못은 감추는 것이 이득이고, 착한 일은 널리 알려야 보람이라 생각합니다. 남의 눈을 피해 넘어간 실수에 안도하고, 베푼 선행이 알려지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입니다.그러나 『채근담(菜根譚)』 제139편은 이 상식을 정확히 뒤집습니다. 앞선 138편이 ‘드러나는 것(작위·재능·고결함)을 덜어내라’고 했다면, 139편은 그 드러남과 숨김의 축을 선(善)과 악(惡)으로 옮겨, ‘악은 드러내고 선은 감추라’는 역설을 말합니다. 결국 홍자성이 묻는 것은 선악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마음이 남의 시선을 향하는가 나의 양..

내가 머물 곳을 안다는 것— 고전을 가까이하는 이유

내가 머물 곳을 안다는 것— 고전을 가까이하는 이유知止而後有定, 定而後能靜, 靜而後能安.머물러야 할 곳을 알아야 뜻이 정해지고, 뜻이 정해져야 마음이 고요해지며, 마음이 고요해져야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대학(大學)』의 한 구절입니다.오늘 이 문장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 두었습니다.본래 『대학』에서 머물 곳(止)은 지극한 선(至善)을 가리킵니다. 저는 이 말을 오늘 '내가 지향하는 삶'이라는 뜻으로 곱씹어 보았습니다.살다 보면 타인의 말과 감정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그 감정에 휩쓸리기도 하고, 자신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애쓰다가 정작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그럴 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바꾸는 일보다, 내가 지향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삶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

여백/서랍 2026.11.02

어머니를 잘 모셔드렸습니다 -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머니를 잘 모셔드렸습니다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10월 28일,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여든넷의 생을 마치고 영면에 드셨습니다. 오랜 투병의 시간을 뒤로하고 마침내 고통 없는 평안한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 길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빈소를 찾아주신 분들, 근조화환으로 애도의 마음을 전해 주신 분들, 전화와 문자, SNS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보내주신 분들…. 한 분 한 분의 마음이 모여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고 따뜻하게 밝혀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영정과 빈소 복도를 가득 메운 근조화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수많은 꽃과 위로의 말씀을 마주했습니다. 평생 한 가정을 일구..

여백/서랍 2026.11.02

한 사람의 가을이 저물다

2026년 10월 28일 오후 1시 30분.봄과 여름을 지나 한 사람의 가을이 오늘 조용히 저물었습니다.사랑하는 어머니께서 긴 투병 끝에 영면하셨습니다.어머니와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이제 모든 아픔과 고통을 내려놓으시고, 행복했던 추억만 가져 가시고, 사진 속 그날처럼 환하게 웃으시기를 바랍니다.엄마, 사랑해요~♡그리고 고마워요~♡

여백/서랍 2026.10.28

잠시 서랍을 닫아 두며

이웃님들, 안녕하세요?창밖의 나뭇잎이 하나둘 물들어 가는 사이,저는 한 사람의 가을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저를 이 세상에 데려와 주신 분의 손을 잡고남은 햇살을 함께 바라보는 중이에요.그래서 이 작은 서랍을 한동안 닫아 두고 있었습니다.찾아와 주신 발걸음, 기다려 주신 마음에 감사드립니다.언젠가 마음에 다시 봄이 찾아오면,서랍을 열고 반갑게 인사드릴게요.2026. 10. 24.

여백/서랍 2026.10.24

그래미의 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 그러나 규정은 6월에 만든 그대로다

그래미의 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 그러나 규정은 6월에 만든 그대로다핵심 요약2026년 8월 14일, 레코딩 아카데미는 아시안 팝 부문을 놓고 음악계와 협의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7월 29일의 방어적 대응과는 분명히 다른 태도입니다.그러나 아카데미는 무엇을 어떻게 바꿀지 밝히지 않았습니다.오히려 아카데미는 논의 목표를 두 갈래로 나눴습니다. 이번 첫 시상 사이클을 어떻게 운영할지와, 앞으로 어떻게 기릴지를 분리했습니다.이번 69회에 적용되는 요건은 6월 16일 부문 신설과 함께 확정된 것이고, 출품 마감은 8월 21일입니다. 성명은 그 일주일 전에 나왔습니다.지금 필요한 것은 ‘바꾸겠다’는 말이 아니라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목차처음에는 ‘의도를 설명하는 일’에 무게가 있었다그런..

BTS는 9개월 전에 이미 같은 말을 했다 — RM의 APEC 기조연설과 그래미 출품 거부

BTS는 9개월 전에 이미 같은 말을 했다 — RM의 APEC 기조연설과 그래미 출품 거부핵심 요약2025년 10월 29일, RM은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K팝 가수 최초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그 연설의 핵심은 “K팝은 언어와 지역으로 분류될 수 없는 혼합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2026년 7월 29일, BTS는 그래미 출품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두 발언 사이의 간격은 정확히 9개월입니다. 그래미의 아시안 팝 부문 신설 발표(2026년 6월 16일)보다 앞선 시점입니다.즉 이 입장은 카테고리 신설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국제 무대에서 공표되어 있던 일관된 입장입니다.목차9개월의 간격어디에서 말했나 — APEC CEO 서..

전방의 군인은 누군가의 아들입니다‘실탄 미삽탄’ 논란을 따라가 보니 더 큰 문제가 보였습니다

전방의 군인은 누군가의 아들입니다‘실탄 미삽탄’ 논란을 따라가 보니 더 큰 문제가 보였습니다 저희 아들이 지난해(2025년) 2월 군복무를 마쳤습니다.전역하던 날에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군복을 벗었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군복을 벗은 뒤에도 일정 기간은 예비역으로 국가의 병력동원체계 안에 남습니다. 전시·사변과 같은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국가는 그 청년들을 동원전력으로 부릅니다. 지금 대학에서 공부하는 청년도, 회사에서 첫 월급을 받는 청년도 마찬가지입니다.그래서인지 요즘 전방부대와 북한 관련 뉴스를 보는 마음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뉴스 화면에 스쳐 지나가는 스무 살 남짓한 군인을 보면 먼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저 ..

세상 읽기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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