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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고(班固) 〈서도부(西都賦)〉#3/5 – 궁실의 웅장함 [39]~[52]

CurioCrateWitch 2026. 1. 26.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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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班固) 〈서도부(西都賦)〉#3/5 – 궁실의 웅장함 [39]~[52]

📘 반고(班固) 〈서도부(西都賦)〉#3/5 – 궁실의 웅장함 [39]~[52]


【궁실의 설계 원리 — 우주를 담은 건축】

[39] 其宮室也,體象乎天地,經緯乎陰陽。據坤靈之正位,倣太紫之圓方。

(기궁실야, 체상호천지, 경위호음양. 거곤령지정위, 방태자지원방)

 

그 궁실은 천지의 형상을 본뜨고, 음양의 원리를 날실과 씨실 삼아 설계하였다. 땅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서린 바른 자리에 터를 잡고, 하늘의 자미원(紫微垣)이 품은 둥글고 네모난 이치를 그대로 본받았다.


한자어 풀이

  • 體象 (몸 체, 형상 상): 형상을 본뜨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리를 구체적인 형태로 구현함을 뜻한다.
  • 經緯 (날 경, 씨 위): 날실과 씨실. 여기서는 설계의 기준이 되는 핵심 원리를 의미한다.
  • 坤靈 (땅 곤, 신령 령): 땅의 신령스러운 기운. 곤(坤)은 《주역》 팔괘 중 땅을 상징하는 괘이다.
  • 太紫 (클 태, 자줏빛 자): 태자궁(太紫宮), 곧 자미원(紫微垣).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하늘의 중심 구역이다.
  • 圓方 (둥글 원, 모 방): 둥글고 네모남.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을 반영한다.

해설

장안 궁궐의 설계 원리를 밝히는 대목이다. 반고에 따르면 궁실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우주의 축소판이다. 천지의 형상을 본뜨고, 음양의 이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황제의 거처는 땅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하늘의 자미원(북극성 구역)을 본떠 설계했다.

여기서 '자미원(紫微垣)'이란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하늘의 중심부를 가리키는데, 고대 중국인들은 이곳을 천제(天帝)가 거처하는 곳으로 여겼다. 황제의 궁궐이 자미원을 본떴다는 것은, 지상의 황제가 곧 하늘의 아들(天子)로서 천지의 중심에 있다는 사상을 건축으로 구현한 것이다. 궁궐은 단순히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라 천명(天命)이 땅 위에 내려앉은 신성한 공간이었던 셈이다.


【궁궐의 화려함 — 하늘을 찌르는 누각】

[40] 樹中天之華闘,豐冠山之朱堂。因瑰材而究奇,抗應龍之虹梁。列棼橑以布翼,荷棟桴而高驤。雕玉瑱以居楹,裁金璧以飾璫。發五色之渥彩,光焰朗以景彰。

(수중천지화궐, 풍관산지주당. 인괴재이구기, 항응룡지홍량. 열분료이포익, 하동부이고양. 조옥전이거영, 재금벽이식당. 발오색지악채, 광염랑이경창)

 

하늘 한가운데에 화려한 궐(闕)을 세우고, 산을 덮을 만큼 거대한 붉은 전당을 지었다. 천하의 진귀한 재목을 써서 기이함의 극치를 다하고, 날개 달린 응룡(應龍)이 비상하듯 무지개 같은 들보를 높이 올렸다. 서까래를 늘어놓으니 새가 날개를 펴듯하고, 대들보를 이으니 하늘로 치솟는 듯하다. 옥으로 기둥의 귀막이 장식을 조각하고, 금과 벽옥으로 처마 끝을 꾸몄다. 오색의 윤기 나는 빛이 뿜어져 나오니, 그 광채가 밝고 환하여 장관을 이룬다.


한자어 풀이

  • 華闕 (빛날 화, 대궐 궐): 화려한 궁궐의 문루. 궐(闕)은 궁궐 입구 양쪽에 세운 높은 망루다.
  • 冠山 (갓 관, 뫼 산): 산을 덮다, 산보다 크다. 전당의 규모가 산을 능가할 정도로 거대함을 비유한다.
  • 應龍 (응할 응, 용 룡): 날개가 달린 용. 중국 신화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신령스러운 용이다.
  • 虹梁 (무지개 홍, 들보 량):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휜 대들보를 비유한다.
  • 棼橑 (서까래 분, 서까래 료): 지붕을 받치는 서까래들.
  • 布翼 (베풀 포, 날개 익): 날개를 펴다. 서까래가 새의 날개처럼 펼쳐진 모습이다.
  • 瑱 (귀막이 전): 기둥 위에 다는 귀막이 모양의 장식.
  • 璫 (귀고리 당): 처마 끝에 다는 장식.
  • 渥彩 (젖을 악, 빛깔 채): 윤기가 흐르는 고운 빛깔.

🌿 해설

궁궐 건축의 화려함을 극대화하여 묘사한 대목이다. 반고는 궁궐이 하늘 한가운데 솟아 있고, 그 규모가 산보다 크다고 표현한다. 들보는 무지개처럼 휘어져 마치 날개 달린 용(응룡)이 날아오르는 듯하고, 서까래는 새의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특히 '응룡(應龍)'의 등장이 인상적이다. 응룡은 중국 신화에서 황제(黃帝)를 도와 치우(蚩尤)를 물리친 전설의 용으로, 날개가 달려 하늘을 나는 최고 등급의 용이다. 궁궐의 대들보를 응룡에 비유한 것은, 이 건축물이 단순한 집이 아니라 신화적 권위를 물리적으로 구현한 공간임을 암시한다. 기둥과 처마를 옥과 금으로 장식하여 오색 빛이 찬란하게 뿜어져 나온다는 묘사는, 한대 궁궐 건축이 도달한 예술적·기술적 정점을 보여준다.


【궁궐의 구조 — 금인(金人)이 지키는 뜰】

[41] 於是左墄右平,重軒三階。閨房周通,門闥洞開。列鐘虡於中庭,立金人於端闈。仍增崖而衡閾,臨峻路而啟扉。

(어시좌척우평, 중헌삼계. 규방주통, 문달동개. 열종거어중정, 입금인어단위. 잉증애이형확, 임준로이계비)

 

이에 왼쪽에는 계단이 있고 오른쪽은 평탄하며, 겹으로 된 난간에 세 단의 계단이 있다. 내실의 방들이 두루 통하고, 문과 지게문이 활짝 열려 있다. 뜰 가운데에는 종을 거는 틀(종거)이 줄지어 있고, 정문 앞에는 금인(金人)이 우뚝 서 있다. 높은 언덕을 따라 문지방을 만들고, 가파른 길에 임하여 문짝을 열었다.


한자어 풀이

  • 墄 (계단 척): 계단, 층계.
  • 重軒 (겹 중, 난간 헌): 겹으로 된 난간. 층층이 이어진 웅장한 구조를 뜻한다.
  • 閨房 (안방 규, 방 방): 안채의 방들.
  • 闥 (지게문 달): 작은 쪽문, 지게문.
  • 鐘虡 (쇠북 종, 틀 거): 종이나 경(磬)을 거는 틀.
  • 金人 (쇠 금, 사람 인): 금속(주로 청동)으로 만든 거대한 사람 형상의 동상.
  • 端闈 (바를 단, 대궐문 위): 궁궐의 정문 앞.
  • 衡閾 (가로 횡/저울 형, 문지방 확): 문지방.

해설

궁궐 내부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좌우 비대칭의 계단, 겹으로 된 난간, 서로 통하는 방들, 뜰에 늘어선 종가(鐘架)와 금인(金人)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여기서 금인(金人)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거대한 동상들은 원래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후,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천하의 병기(兵器)를 모두 거두어 녹여 만든 열두 개의 청동 거인상이다. 이것이 함양궁(咸陽宮)에 세워졌다가 한나라 때 장안으로 옮겨진 것이다. 금인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천하 통일과 영원한 평화의 상징물이었다. 반고가 이를 언급한 것은 장안 궁궐이 진나라의 위업을 계승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선 존재임을 암시하기 위함이다.


【이궁과 별관 — 별자리처럼 늘어선 궁궐들】

[42] 徇以離宮別寢,承以崇臺閒館,煥若列宿,紫宮是環。

(순이이궁별침, 승이숭대한관, 환약열수, 자궁시환)

 

이궁(離宮)과 별침(別寢)이 차례로 늘어서고, 높은 대(臺)와 한가로이 쉬는 별관이 이를 받들고 있다. 그 빛나는 모습이 마치 밤하늘에 늘어선 별자리 같고, 중앙의 정궁(正宮)이 자미궁(紫宮)처럼 이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다.


한자어 풀이

  • 離宮 (떠날 리, 집 궁): 본궁을 떠나 따로 지은 별궁.
  • 別寢 (다를 별, 잘 침): 별도의 침전, 잠자는 별채.
  • 崇臺 (높을 숭, 대 대): 높이 쌓아 올린 대.
  • 閒館 (한가할 한, 집 관): 한가로이 쉬는 별채.
  • 列宿 (벌일 렬, 별 수): 하늘에 줄지어 늘어선 별자리.
  • 紫宮 (자줏빛 자, 집 궁): 자미궁.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하늘의 중심 구역.

해설

궁궐 주변에 늘어선 이궁과 별관을 묘사한다. 별궁들이 늘어선 모습이 마치 밤하늘의 별자리 같고, 중앙의 정궁(正宮)이 자미궁(북극성)처럼 그 중심을 이룬다.

이 비유는 매우 전략적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북극성이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서 다른 모든 별들을 거느린다고 생각했다. 《논어》에도 "덕으로 정치를 함은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으면서 뭇별이 그를 향해 도는 것과 같다(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라는 구절이 있다. 반고가 궁궐 배치를 천문에 비유한 것은, 황제가 천자(天子)로서 천하의 중심에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건축적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수많은 전각들 — 이름만으로도 드러나는 욕망】

[43] 清涼、宣溫、神仙、長年、金華、玉堂、白虎、麒麟,區宇若茲,不可殫論。

(청량·선온·신선·장년·금화·옥당·백호·기린, 구우약자, 불가탄론)

 

청량전(清涼殿)·선온전(宣溫殿)·신선전(神仙殿)·장년전(長年殿)·금화전(金華殿)·옥당전(玉堂殿)·백호전(白虎殿)·기린전(麒麟殿) 등이 있으니, 이처럼 구역과 건물이 많아 일일이 다 논할 수가 없다.


한자어 풀이

  • 清涼 (맑을 청, 서늘할 량): 시원한 전각. 여름철 피서용 궁전이다.
  • 宣溫 (베풀 선, 따뜻할 온): 따뜻함을 베푸는 전각. 겨울철 난방이 되는 궁전이다.
  • 神仙 (귀신 신, 신선 선): 신선을 모시는 전각.
  • 長年 (길 장, 해 년):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전각.
  • 玉堂 (구슬 옥, 집 당): 옥으로 꾸민 전당. 후대에 한림원(翰林院)의 별칭이 되었다.
  • 區宇 (구역 구, 집 우): 구역과 건물.
  • 殫論 (다할 탄, 논할 론): 다 논하다, 빠짐없이 말하다.

해설

장안 궁궐 안에 있던 전각들의 이름을 나열한다. 흥미로운 점은 전각의 이름만 봐도 황제의 욕망과 한나라의 사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청량전'과 '선온전'은 이름 그대로 시원하고 따뜻한 전각으로, 계절에 따라 거처를 옮겼음을 보여준다. 반면 '신선전'과 '장년전'은 불로장생을 추구한 한 무제의 신선 사상을 반영한다. 무제는 평생 불로장생의 꿈을 좇아 방사(方士)들에게 속아 막대한 국비를 낭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옥당(玉堂)'이라는 명칭은 후대에 한림원(翰林院)의 별칭으로 굳어졌다. 훗날 학사들이 "옥당에 입직한다"고 말하면 한림원에서 숙직한다는 뜻이 되었다. 하나의 건물 이름이 천 년 넘게 학술 기관의 대명사로 살아남은 셈이다. "다 논할 수 없다"는 반고의 표현은 전각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가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궁궐의 방대한 규모를 짐작케 한다.


【전각의 다양함 — 황제의 이동식 세계】

[44] 增盤崔嵬,登降炤爛,殊形詭制,每各異觀。乘茵步輦,惟所息宴。

(증반최외, 등강조란, 수형궤제, 매각이관. 승인보련, 유소식연)

 

층층이 쌓아 올린 건물들이 우뚝 솟아 있고, 오르내리는 곳마다 찬란한 빛이 난다. 특이한 형태와 기이한 양식이 저마다 다른 볼거리를 이룬다. (황제는) 방석에 앉아 가마를 타고 다니며, 쉬고 싶은 곳에서 쉬고 잔치를 벌이고 싶은 곳에서 잔치를 연다.


한자어 풀이

  • 增盤 (더할 증, 서릴 반): 층층이 쌓이다, 서리서리 감기다.
  • 崔嵬 (높을 최, 높을 외): 산이나 건물이 우뚝 솟은 모양.
  • 炤爛 (비출 조, 빛날 란): 찬란하게 빛나다.
  • 殊形 (다를 수, 모양 형): 특이한 형태.
  • 詭制 (속일 궤, 만들 제): 기이한 제도, 색다른 양식.
  • 乘茵 (탈 승, 방석 인): 방석에 앉아 타다.
  • 步輦 (걸을 보, 수레 련): 사람이 메고 걸어가는 가마.
  • 息宴 (쉴 식, 잔치 연): 쉬고 잔치하다.

해설

전각들의 다양한 형태와 황제의 생활을 묘사한다. 건물들이 층층이 높이 솟아 있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찬란한 빛이 난다. 전각마다 모양과 양식이 제각각 다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황제의 이동 방식이다. 황제는 보련(步輦)이라는 가마를 타고 이 전각 저 전각을 오간다. 쉬고 싶으면 쉬고, 잔치를 벌이고 싶으면 잔치를 연다. 궁궐이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황제 한 사람의 기분과 욕망에 맞춰 무한히 변주되는 이동식 세계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모든 공간이 황제의 쾌락을 위해 봉사하는 구조는, 훗날 〈동도부〉에서 절제와 예법을 강조하는 낙양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후궁의 전각들 — 향초(香草)의 이름을 단 여인들의 세계】

[45] 後宮則有掖庭、椒房,后妃之室。合歡、增城、安處、常寧、茝若、椒風、披香、發越、蘭林、蕙草、鴛鸞、飛翔之列,昭陽特盛,隆乎孝成。

(후궁즉유액정·초방, 후비지실. 합환·증성·안처·상녕·채약·초풍·피향·발월·난림·혜초·원란·비상지렬, 소양특성, 융호효성)

 

후궁 구역에는 액정(掖庭)과 초방(椒房)이 있으니 황후와 비빈이 거처하는 방이다. 합환전·증성전·안처전·상녕전·채약전·초풍전·피향전·발월전·난림전·혜초전·원란전·비상전이 줄지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소양전(昭陽殿)이 특히 성대하여 효성제(孝成帝) 때 융성을 누렸다.


한자어 풀이

  • 掖庭 (겨드랑이 액, 뜰 정): 후궁을 관장하던 관서 또는 그 구역.
  • 椒房 (산초 초, 방 방): 황후의 거처. 벽에 산초(椒)를 발라 향기롭게 하고 벌레를 쫓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 合歡 (합할 합, 기쁠 환): 기쁨을 함께 나누다.
  • 蘭林 (난초 란, 수풀 림): 난초 숲.
  • 蕙草 (혜란 혜, 풀 초): 혜란풀.
  • 昭陽 (밝을 소, 볕 양): 밝은 햇빛. 한 성제의 총비 조비연(趙飛燕)이 거처한 전각이다.
  • 孝成 (효도 효, 이룰 성): 한 성제(成帝)의 시호.

해설

후궁 구역의 전각들을 나열한다. 먼저 '초방(椒房)'이 등장하는데, 이는 황후의 거처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굳어진 말이다. 벽에 산초를 발라 향기롭게 하고 벌레를 쫓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열두 개의 전각 이름이 나열되는데, 대부분 향초(香草)나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합환(기쁨을 함께함), 난림(난초 숲), 혜초(혜란풀), 피향(향기를 날림) 등 아름답고 향기로운 이름들이다. 이는 후궁이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아름다움과 욕망이 응축된 공간이었음을 암시한다.

특히 소양전(昭陽殿)은 한 성제가 총애한 조비연(趙飛燕) 자매가 거처한 곳으로 유명하다. 조비연은 본래 미천한 출신의 무희였으나 빼어난 미모와 춤 솜씨로 성제의 마음을 사로잡아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전설적인 인물이다. 반고가 "효성제 때 융성했다"고 표현한 것은, 이 시기 후궁의 화려함이 정점에 달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황제가 여색에 빠져 국정을 소홀히 했던 역사적 사실을 은근히 환기시킨다.


【소양전의 화려함 — 천하의 보물이 모인 방】

[46] 屋不呈材,墻不露形。裛以藻繡,絡以綸連。隨侯明月,錯落其間。金釭銜璧,是為列錢。翡翠火齊,流燿含英。懸黎垂棘,夜光在焉。

(옥불정재, 장불로형. 읍이조수, 락이윤련. 수후명월, 착락기간. 금강함벽, 시위열전. 비취화제, 유요함영. 현려수극, 야광재언)

 

지붕은 재목을 드러내지 않고, 벽은 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아름다운 수놓은 비단으로 덮고, 고운 끈으로 얽어 장식했다. 수후주(隨侯珠, 뱀을 살려준 보답으로 받은 전설의 구슬)와 명월주(明月珠)가 어지러이 그 사이에 박혀 있다. 금등잔이 벽옥을 물고 있으니 마치 동전을 늘어놓은 듯하다. 비취와 화제(火齊, 수정)가 흘러넘치며 빛나고, 현려(懸黎)와 수극(垂棘) 같은 명옥이 드리워져 있으며, 야광주(夜光珠)가 그 안에 있다.


한자어 풀이

  • 呈 (드러낼 정): 드러내다, 보이다.
  • 裛 (덮을 읍): 덮다, 감싸다.
  • 藻繡 (마름 조, 수놓을 수): 아름다운 문양을 수놓은 비단.
  • 隨侯珠 (따를 수, 제후 후, 구슬 주): 전설의 명주(明珠). 수(隨)나라 제후가 뱀을 살려주자 보답으로 받았다는 구슬이다.
  • 明月珠 (밝을 명, 달 월, 구슬 주): 밝은 달처럼 빛나는 구슬.
  • 金釭 (쇠 금, 등잔 강): 금으로 만든 등잔.
  • 銜璧 (물 함, 구슬 벽): 벽옥을 입에 물다.
  • 翡翠 (물총새 비, 물총새 취): 비취옥.
  • 火齊 (불 화, 가지런할 제): 수정의 일종. 불꽃처럼 빛난다.
  • 懸黎·垂棘 (현려·수극): 모두 천하에 이름난 명옥(名玉)의 이름이다.
  • 夜光珠 (밤 야, 빛 광, 구슬 주): 밤에도 스스로 빛나는 전설의 구슬.

해설

소양전 내부의 극단적인 화려함을 묘사한다. 지붕과 벽이 비단과 수놓은 천으로 완전히 덮여 재목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건물 자체가 거대한 보물 상자인 셈이다.

여기서 나열되는 보물들의 이름에 주목해야 한다. 수후주(隨侯珠)는 수나라 제후가 상처 입은 뱀을 치료해 주자 그 뱀이 보답으로 바쳤다는 전설의 구슬이고, 야광주(夜光珠)는 밤에도 스스로 빛을 낸다는 신비로운 보석이다. 이들은 모두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천하제일의 보물들이다. 반고는 이러한 전설적 보물들을 나열함으로써 소양전의 사치가 인간 세계의 한계를 넘어섰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사치에 대한 묘사는 단순한 찬미가 아니다. 반고는 장안의 화려함을 끝까지 밀어붙임으로써, 훗날 〈동도부〉에서 절제된 낙양과 대비시키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다.


【궁궐의 보석 장식 — 신선 세계를 옮겨놓은 듯】

[47] 於是玄墀扣砌,玉階彤庭,碝磩彩緻,琳珉青熒,珊瑚碧樹,周阿而生。紅羅颯纚,綺組繽紛。精曜華燭,俯仰如神。

(어시현지구체, 옥계동정, 연체채치, 임민청형, 산호벽수, 주아이생. 홍라삽사, 기조빈분. 정요화촉, 부앙여신)

 

이에 검은 섬돌이 계단과 맞닿고, 옥계단에 붉은 뜰이 펼쳐져 있다. 연한 빛깔의 돌들이 채색으로 빽빽하게 깔리고, 아름다운 옥이 푸르게 빛난다. 산호로 만든 푸른 나무가 모퉁이마다 서 있고, 붉은 비단이 바람에 펄럭이며, 비단 끈이 어지럽게 흩날린다. 정교하게 빛나는 화려한 촛불 아래, 굽어보고 우러러보면 마치 신선 세계에 온 듯하다.


한자어 풀이

  • 玄墀 (검을 현, 섬돌 지): 검은색 섬돌.
  • 玉階 (구슬 옥, 계단 계): 옥으로 만든 계단.
  • 彤庭 (붉을 동, 뜰 정): 붉은 뜰. 궁궐의 중심 마당.
  • 碝磩 (연한돌 연, 부엌 체): 연한 빛깔의 돌.
  • 琳珉 (옥 림, 옥돌 민): 아름다운 옥.
  • 珊瑚碧樹 (산호 산, 호 호, 푸를 벽, 나무 수): 산호로 만든 푸른 나무 장식.
  • 紅羅 (붉을 홍, 비단 라): 붉은 비단.
  • 颯纚 (바람소리 삽, 늘어질 사): 바람에 펄럭이는 모양.
  • 俯仰 (굽을 부, 우러를 앙): 굽어보고 우러러보다. 사방을 둘러봄.
  • 如神 (같을 여, 귀신 신): 신령스럽다, 신선 세계 같다.

해설

궁궐 내부의 보석 장식을 계속 묘사한다. 검은 섬돌, 옥계단, 붉은 뜰이 색채의 대비를 이루고, 각종 옥석이 채색으로 빛난다. 특히 산호로 만든 나무가 모퉁이마다 서 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산호는 바다에서 나는 귀한 물건인데, 이를 나무 모양으로 깎아 실내 장식으로 세워두었다는 것이다.

마지막 구절 "굽어보고 우러러보면 마치 신선(神) 세계에 온 듯하다"는 이 공간의 본질을 요약한다. 장안 궁궐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인간 세계에 구현된 신선 세계였다. 화려한 촛불 아래서 사방을 둘러보면,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후궁의 규모 — 수백 명의 여인들】

[48] 後宮之號,十有四位。窈窕繁華,更盛迭貴。處乎斯列者,蓋以百數。

(후궁지호, 십유사위. 요조번화, 갱성질귀. 처호사열자, 개이백수)

 

후궁의 호칭은 열네 등급이 있다. 아리따운 여인들이 번갈아 총애를 받아 성하고 귀해진다. 이 반열에 있는 자들은 대개 수백 명에 이른다.


한자어 풀이

  • 號 (이름 호): 호칭, 칭호. 여기서는 후궁의 등급을 가리킨다.
  • 十有四位 (열 십, 있을 유, 넉 사, 자리 위): 열네 등급.
  • 窈窕 (아름다울 요, 고울 조): 여인이 얌전하고 아름다운 모습.
  • 繁華 (번성할 번, 빛날 화): 번화함, 화려함.
  • 更盛迭貴 (고칠 갱, 성할 성, 번갈을 질, 귀할 귀): 번갈아 성하고 귀해진다. 총애가 돌아가며 바뀜을 뜻한다.
  • 百數 (일백 백, 셀 수): 백 단위로 셀 정도, 즉 수백 명.

해설

후궁 제도의 규모를 설명한다. 한대 후궁은 열네 등급으로 나뉘었다. 황후를 정점으로 부인(夫人), 미인(美人), 양인(良人), 팔자(八子), 칠자(七子), 장사(長使), 소사(少使) 등 세밀한 위계가 있었다.

"번갈아 성하고 귀해진다(更盛迭貴)"는 표현이 의미심장하다. 황제의 총애는 한 사람에게 오래 머물지 않고 돌아가며 바뀐다는 뜻이다. 이 반열에 속한 여인이 수백 명에 달했다는 것은 황제의 권위와 후궁의 규모를 과시하는 동시에, 암묵적으로 사치의 극치를 보여준다. 한 사람의 남자를 위해 수백 명의 여인이 경쟁하는 구조 자체가 제국의 과잉과 낭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조당(朝堂)과 명신들 — 제국을 경영한 인재들】

[49] 左右庭中,朝堂百僚之位,蕭曹魏邴,謀謨乎其上。佐命則垂統,輔翼則成化。流大漢之愷悌,蕩亡秦之毒螫。故令斯人揚樂和之聲,作畫一之歌。功德著乎祖宗,膏澤洽乎黎庶。

(좌우정중, 조당백료지위, 소조위병, 모모호기상. 좌명즉수통, 보익즉성화. 류대한지개제, 탕망진지독석. 고령사인양락화지성, 작화일지가. 공덕저호조종, 고택흡호려서)

 

좌우 뜰 가운데 조당(朝堂)에 백관의 자리가 있으니, 소하(蕭何)·조참(曹參)·위상(魏相)·병길(邴吉) 같은 명신들이 그 위에서 국가의 대계를 모의했다. 천명을 돕는 자는 왕통(王統)을 이었고, 보좌하는 자는 교화를 이루었다. 대한(大漢)의 화락한 기풍을 천하에 흐르게 하고, 망한 진(秦)나라의 독한 해악을 씻어냈다. 그러므로 이 사람들로 하여금 태평의 노래를 부르게 하고, 천하 통일의 노래를 짓게 하였다. 공덕은 조종(祖宗)에게 드러나고, 혜택은 백성에게 두루 미쳤다.


한자어 풀이

  • 朝堂 (아침 조, 집 당): 조회를 열던 전당. 신하들이 모여 국정을 논의하던 곳.
  • 蕭曹魏邴 (소조위병): 소하(蕭何), 조참(曹參), 위상(魏相), 병길(邴吉). 한나라의 대표적인 명재상들이다.
  • 謀謨 (꾀 모, 꾀 모): 국가의 대계를 모의하다.
  • 佐命 (도울 좌, 목숨 명): 천명을 돕다. 왕조 창업을 보좌함.
  • 垂統 (드리울 수, 거느릴 통): 왕통을 드리우다, 전통을 세우다.
  • 愷悌 (화할 개, 화할 제): 화락하고 평이함. 어질고 부드러운 덕.
  • 毒螫 (독 독, 쏠 석): 독충에 쏘임. 여기서는 진나라의 가혹한 정치를 비유한다.
  • 畫一 (그을 화, 한 일): 하나로 통일함. 천하 통일을 뜻한다.
  • 膏澤 (기름 고, 윤택할 택): 기름진 혜택. 백성에게 미치는 은혜.
  • 黎庶 (검을 려, 여러 서): 백성, 서민.

해설

화려한 후궁에서 시선을 돌려 조당(朝堂)으로 옮겨간다. 조당은 황제가 신하들과 조회를 열어 국정을 논의하던 공간이다. 반고는 여기서 한나라를 빛낸 명재상들의 이름을 열거한다.

소하(蕭何)는 한 고조의 개국공신으로 행정과 내치를 담당했고, 조참(曹參)은 소하의 뒤를 이어 "소규조수(蕭規曹隨, 소하가 만든 규칙을 조참이 따름)"라는 고사를 남겼다. 병길(邴吉)은 한 선제 때의 명재상으로, 황태손(훗날의 선제)을 목숨 걸고 보호했던 인물이다.

반고는 이들이 진나라의 가혹한 통치(毒螫)를 씻어내고 한나라의 평화로운 통치를 이루었다고 찬양한다. "화일지가(畫一之歌)"는 천하 통일의 노래라는 뜻으로, 분열과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태평성대를 열었음을 상징한다. 궁궐이 화려함의 공간이라면, 조당은 덕치(德治)의 공간이다.


【학술 기관 — 천록각과 석거각】

[50] 又有天祿、石渠,典籍之府。命夫諄誨故老,名儒師傅,講論乎《六藝》,稽合乎同異。 (우유천록·석거, 전적지부. 명부순회고로, 명유사부, 강론호육예, 계합호동이)

또한 천록각(天祿閣)과 석거각(石渠閣)이 있으니, 전적(典籍)을 보관하는 창고이다. 벼슬아치들이 원로들에게 간곡히 가르침을 구하고, 이름난 유학자들이 스승이 되어 《육예(六藝)》를 강론하며, 경전의 같고 다름을 살펴 맞추었다.


한자어 풀이

  • 天祿閣 (하늘 천, 녹 록, 집 각): 궁중 도서관. '천록'은 사슴 모양의 상서로운 동물 이름이기도 하다.
  • 石渠閣 (돌 석, 도랑 거, 집 각): 궁중 학술 기관. 한 선제 때 경학 회의가 열린 곳으로 유명하다.
  • 典籍 (법 전, 책 적): 서적, 문헌.
  • 諄誨 (간곡할 순, 가르칠 회): 간곡히 가르치다.
  • 故老 (옛 고, 늙을 로): 원로, 노학자.
  • 六藝 (여섯 륙, 재주 예): 유교의 여섯 경전. 《시경》《서경》《역경》《예기》《악경》《춘추》.
  • 稽合 (상고할 계, 합할 합): 살펴서 맞추다.
  • 同異 (같을 동, 다를 이): 같은 점과 다른 점.

해설

장안 궁궐 내의 학술 기관을 소개한다. 천록각석거각은 황실 도서관이자 학술 연구 기관이었다. 특히 석거각은 한 선제 때 석거각회의(石渠閣會議)가 열린 곳으로 유명하다. 이 회의에서 당대 최고의 유학자들이 모여 오경(五經)의 이동(異同), 즉 서로 다른 학파 간의 해석 차이를 논의하고 정리했다.

육예(六藝)는 유교의 여섯 경전으로, 《악경(樂經)》은 일찍이 실전(失傳)되어 후대에는 오경(五經)이라 불렀다. 반고는 장안 궁궐이 단순히 권력과 사치의 공간이 아니라 학문과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했음을 강조한다. 이는 장안의 위상을 다각도로 높이기 위한 서술 전략이다.


【문학 기관 — 승명전과 금마문】

[51] 又有承明、金馬、著作之庭。大雅宏達,於茲為群。元元本本,殫見洽聞。啟發篇章,校理秘文。

(우유승명·금마·저작지정. 대아굉달, 어자위군. 원원본본, 탄견흡문. 계발편장, 교리비문)

 

또한 승명전(承明殿)·금마문(金馬門)·저작의 뜰이 있다. 뜻이 크고 바르며 도량이 넓고 통달한 인재들이 여기에서 무리를 이루었다. 학문의 근원을 탐구하고 견문을 다하여, 글의 편장을 열어 밝히고 비장된 문헌을 교정하고 정리했다.


한자어 풀이

  • 承明殿 (이을 승, 밝을 명, 집 전): 학사들이 황제의 부름을 기다리며 대기하던 전각.
  • 金馬門 (쇠 금, 말 마, 문 문): 학사들이 조칙을 기다리던 문. 동방삭이 대기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 著作 (나타낼 저, 지을 작): 저작랑(著作郞)이 근무하던 곳. 역사 기록을 담당했다.
  • 大雅 (클 대, 우아할 아): 뜻이 크고 바르다.
  • 宏達 (클 굉, 통할 달): 도량이 넓고 사리에 통달하다.
  • 元元本本 (으뜸 원, 근본 본): 근원과 근본을 철저히 탐구함.
  • 殫見洽聞 (다할 탄, 볼 견, 넓을 흡, 들을 문): 보고 들은 것을 다함. 학식이 넓고 깊음.
  • 秘文 (숨길 비, 글월 문): 비장된 문헌, 황실에 보관된 귀중한 서적.

해설

문학과 저술 기관을 소개한다. 승명전금마문은 학사들이 황제의 부름을 기다리던 곳으로, 뛰어난 문인들이 모여 있었다.

특히 금마문(金馬門)은 한 무제 때 동방삭(東方朔)이 대기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동방삭은 해학과 기지가 넘치는 인물로 무제의 총애를 받았는데,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금마문에서 큰소리로 "하늘이 나를 버리셨구나!"라고 탄식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대아굉달(大雅宏達)"은 이들 학사들의 인품을 칭송한 표현이다. 이들은 경전의 근원을 탐구하고, 비장된 문헌을 교정·정리하는 일을 맡았다. 반고 자신도 이러한 학사들의 후예로서, 장안의 학술적 전통이 자신에게까지 이어졌음을 은연중에 내비치고 있다.


【궁궐의 호위 — 철통같은 경비 체계】

[52] 周以鉤陳之位,衛以嚴更之署,總禮官之甲科,群百郡之廉孝。虎賁贅衣,閹尹閽寺。陛戟百重,各有典司。

(주이구진지위, 위이엄경지서, 총예관지갑과, 군백군지렴효. 호분췌의, 엄윤혼시. 폐극백중, 각유전사)

 

구진(鉤陳)의 별자리처럼 황제를 둘러싸고, 엄경(嚴更)의 관서가 밤낮으로 호위한다. 예관(禮官)의 갑과(甲科) 급제자들을 총괄하고, 전국 군현에서 효렴(孝廉)으로 천거된 인재들을 모았다. 호분(虎賁)과 췌의(贅衣)가 시위하고, 환관과 문지기가 출입을 통제한다. 계단을 지키는 창이 백 겹이요, 각기 맡은 바 직무가 있다.


한자어 풀이

  • 鉤陳 (갈고리 구, 늘어놓을 진): 자미원(紫微垣) 안의 별자리 이름. 황제를 호위하는 근위병을 상징한다.
  • 嚴更 (엄할 엄, 고칠 경): 야간 순찰을 담당하는 관서.
  • 甲科 (첫째 갑, 과목 과): 과거의 최고 등급 합격자.
  • 廉孝 (청렴할 렴, 효도 효): 효렴(孝廉). 한대의 관리 선발 제도로, 효성스럽고 청렴한 인재를 지방에서 추천받음.
  • 虎賁 (범 호, 달릴 분): 황제 친위대. 용맹한 무사들로 구성되었다.
  • 贅衣 (붙을 췌, 옷 의): 시위하는 무사. 화려한 옷을 입고 의장을 갖춤.
  • 閹尹 (고자 엄, 맡을 윤): 환관.
  • 閽寺 (문지기 혼, 관아 시): 문지기.
  • 陛戟 (섬돌 폐, 창 극): 계단을 지키는 창. 궁궐 계단마다 창을 든 병사가 배치됨.
  • 典司 (법 전, 맡을 사): 관장하다, 맡아 다스리다.

해설

궁궐의 호위 체계를 설명하며 이 장(章)을 마무리한다. 구진(鉤陳)은 자미원의 별자리 이름으로, 여기서는 황제를 호위하는 근위병을 가리킨다. 하늘에서 북극성(천제)을 구진 별자리가 둘러싸듯이, 땅에서 황제를 근위병이 둘러싼다는 의미다.

호분(虎賁)은 '달리는 호랑이'라는 뜻으로, 황제의 정예 친위대다. 효렴(孝廉)은 한대의 관리 선발 제도로, 지방에서 효성스럽고 청렴한 인재를 추천받아 중앙에서 등용했다. 전국에서 뽑힌 인재들이 궁궐 호위에 동원되었다는 것은, 황제의 안위가 제국 전체의 최우선 과제였음을 보여준다.

"계단의 창이 백 겹(陛戟百重)"이라는 표현은 궁궐 경비가 얼마나 삼엄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각기 맡은 바 직무가 있다는 마지막 구절은, 이 거대한 호위 체계가 무질서한 군중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조직된 관료 시스템임을 강조한다.


[39]~[52] 끝

 

 

다음 예고

건장궁(建章宮) [53]~[63]


📚 참고자료

  • 《漢書(한서)》 〈班固列傳〉
  • 《昭明文選(소명문선)》 卷一 〈兩都賦〉
  • 劉勰, 《文心雕龍(문심조룡)》 〈詮賦〉
  • 錢鍾書, 《管錐編(관추편)》 부(賦) 관련 조항
  • 宇文所安(Stephen Owen), Readings in Chinese Literary Thought
  • Michael Loewe, The Government of the Qin and Han Empires
  • 王運熙, 《漢賦史》
  • 金文京, 〈한대 경도부의 정치성과 문학성〉
  • 국내·중국 학계의 〈兩都賦〉 주석본 다수 참고

※ 원문은 통행본 《문선》 계열을 기준으로 하되, 구두와 해석은 문맥에 따라 조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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