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고전과 지혜/채근담

《채근담 (菜根譚)》 원문 전집 (前集) #2 [002] 涉世淺,點染亦淺;歷事深,機械亦深。故君子與其練達,不若朴魯;與其曲謹,不若疏狂。

CurioCrateWitch 2025. 6. 1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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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 (菜根譚) #2 [002]


📜 원문


涉世淺,點染亦淺;歷事深,機械亦深。

故君子與其練達,不若朴魯;與其曲謹,不若疏狂。


📚 번역

 

세상 경험이 얕으면 쉽게 물들지 않지만, 많은 일을 겪다 보면 술수와 잔꾀도 함께 깊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살이에 능수능란해지기보다는 차라리 질박하고 어수룩한 편이 낫고, 지나치게 눈치만 빠르고 처세에 능하기보다는 오히려 소탈하고 거리낌 없는 태도가 낫다.

 

 

한자 풀이

 

• 涉 (섭): 건너다, 경험하다
• 世 (세): 세상, 세속
• 淺 (천): 얕다
• 點 (점): 점, 물들다
• 染 (염): 물들다
• 亦 (역): 또한, 역시
• 歷 (력): 지내다, 겪다
• 事 (사): 일, 경험
• 深 (심): 깊다
• 機 (기): 틀, 기회, 속임수
• 械 (계): 기계, 도구 → 機械: 속임수, 간계의 의미
• 故 (고): 그러므로
• 君子 (군자): 덕을 갖춘 사람, 이상적인 인격자
• 與其 (~하기보다는)
• 練達 (연달): 세속에 능숙함, 노련함
• 不若 (~만 못하다)
• 朴魯 (박로): 질박하고 어수룩함
• 曲謹 (곡근):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꼼꼼함
• 疏狂 (소광): 소탈하고 거리낌 없음

 

💡 깊은 뜻 풀이


• 기계亦深 — 기계(機械)의 의미는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기계'는 현대어로는 ‘기계장치’를 떠올리지만, 고전에서는 잔재주, 간계, 계산된 술수를 뜻합니다.
여기서의 ‘機械亦深(속임수 또한 깊어진다)’는, 세상 경험이 깊어지면 사람도 점점 잔꾀가 늘고 계산적으로 변한다는 의미예요.

즉, 순수함을 잃고 ‘사람을 읽고 조종하는 능력’이 생기지만, 채근담은 이런 ‘노련함’을 경계합니다. 계략에 능한 사람은 진실에서 멀어지고, 결국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니까요.


• 與其 A, 不若 B — 이 구문은 한문 고전에서 흔히 쓰이는 비교 표현으로 “A보다는 차라리 B가 낫다”는 구문 구조입니다.

→ “A 하느니 차라리 B가 낫다”
→ “A는 B만 못하다”

 

 

🔍 해설

 

이 구절은 인생 경험과 인간관계의 깊이가 사람의 마음과 처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찰하며, 군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제시합니다.

세상 경험이 적을수록 사람은 순수하고, 쉽게 타락하거나 물들지 않습니다. 반면, 많은 일을 겪으며 세상에 익숙해지면 잔재주와 속임수도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이 때문에 군자는 세속에 능숙하거나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기보다, 다소 어수룩하고 서툴더라도 꾸밈없고 진실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합니다.

이는 ‘능숙함’보다는 ‘진실함’을, ‘계산된 행동’보다는 ‘자연스러운 인간미’를 중시하라는 채근담의 핵심 정신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 지나치게 영리하고 계산적인 태도보다, 때로는 순박하고 소탈한 모습이 오히려 더 깊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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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의 번역과 해설은 기존의 어떤 번역서나 해설서도 참고하지 않고,
원문에 대한 깊은 사색과 철저한 어휘 분석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다만 원문의 해석은 문맥과 시대어감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으며,
본 해설 또한 일정한 주관과 사유에 기반하고 있어 부분적인 오류나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단 복제 및 인용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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