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칙]복은 기르고, 화는 마음에서 지운다
📜 원문
福不可邀,養喜神,以為召福之本而已;
禍不可避,去殺機,以為遠禍之方而已。
📚 번역
복은 부른다고 오는 법이 없으니,
기쁜 마음을 기르는 것이 복을 불러들이는 근본일 뿐이다.
화는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해치려는 마음(살기)을 없애는 것이 화를 멀리하는 방법일 뿐이다.
✍️ 한자 풀이
- 福 (복 복); 복, 행복, 삶의 충만함.
- 不可 (불가); ~할 수 없다, ~해서는 안 된다.
- 邀 (맞이할 요); 맞이하다, 부르다, 청하다.
- 福不可邀 (불가요): 복은 외부에서 불러 들일 수 없다.
- 養 (기를 양); 기르다, 보살피다, 양육하다.
- 喜 (기쁠 희); 기쁘다, 즐겁다.
- 神 (귀신 신); 정신, 마음, 마음의 정기, 신
- 喜神 (희신): 기쁜 마음의 정수를 키우는 것으로, 내면의 밝은 에너지를 상징한다.
- 以 (써 이); ~로써, ~을 가지고.
- 為 (할 위); ~이 되다, ~하다, ~으로 삼다.
- 以為 (이위): ~로써, ~을 근거로 삼아. 기쁨을 복의 바탕으로 삼는다는 뜻.
- 召 (부를 소); 부르다, 초래하다.
- 本 (근본 본); 근본, 바탕.
- 召福之本 (소복지본): 복을 불러 들이는 근본.
- 而 (말 이을 이); ~하고, 뿐, 따름.
- 已 (말 이을 이); 이미, ~할 따름이다.
- 而已 (이이, ér yǐ): ~일 뿐, 그저. 겸손한 어조로 다른 요행을 배제한다.
- 禍 (재앙 화); 재앙, 불행, 화.
- 避 (피할 피); 피하다, 숨다.
- 不可避 (불가피): 피할 수 없다.
- 去 (갈 거); 없애다, 제거하다, 버리다.
- 殺 (죽일 살); 죽이다, 해치다.
- 機 (틀 기); 기미, 계기, 마음.
- 殺機 (살기): 살기, 살의, 살인 동기. (시기, 미움, 질투 등 타인을 상하게 하는 모든 의지를 포괄한다.)
- 方 (모 방); 방법, 방향.
- 遠禍之方 (원화지방): 화를 멀리하는 방법.
🔍 해설: 복은 내면의 씨앗, 화는 마음의 독초
우리는 살면서 복을 찾아 헤매고, 불행을 어떻게든 피하려 애쓰곤 합니다. 하지만 《채근담》 071칙은 복과 화의 근원이 우리의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마음'에 있음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내면의 기쁨에서 시작되고, 불행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이 구절은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1. 召福之本 (소복지본): 복을 불러 들이는 근본 ㅡ 복은 부른다고 오는 것이 아니니, 기쁜 마음을 기르는 것이 복을 불러들이는 근본일 뿐이다.
복은 물질적인 부나 우연한 행운처럼 억지로 끌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마음의 밭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꾸느냐에 따라 피어나는 꽃과 같습니다. 복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외부의 조건이나 요행을 좇기보다, 항상 기쁘고 긍정적인 마음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사례:
1) 소소한 행복 찾기
아침에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마시는 차 한 잔에서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거나, 동료의 작은 성공에도 진심으로 박수를 쳐줄 때, 우리의 마음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오릅니다.
2) 긍정적 사고 전환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불평하기보다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하고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
3) 관계 속의 복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에너지를 퍼뜨려 좋은 인연과 기회를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게 됩니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은 상대방에게도 편안함을 주고, 이는 곧 더 좋은 관계, 더 나아가 좋은 기회라는 형태로 자신에게 돌아오곤 합니다. 마치 씨앗을 뿌리듯, 자신도 모르게 복이라는 열매를 맺게 되는 법입니다.
2. 遠禍之方 (원화지방): 화를 멀리하는 방법 ㅡ 화는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해치려는 마음(살기)을 없애는 것이 화를 멀리하는 방법일 뿐이다.
화는 외부의 불운이나 불가항력적인 사건으로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내면에 품고 있는 '해치려는 마음', 즉 '살기(殺機)'가 씨앗이 되어 싹을 틔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기'는 단순히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시기심, 미움, 질투와 같이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모든 마음을 포괄합니다. 화를 멀리하는 진정한 방법은 상황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살기'를 마음에서 뿌리 뽑는 데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
1) 직장 내 갈등
직장에서 승진한 동료를 시기하여 뒤에서 험담을 하거나, 그의 업무에 불이익을 주려는 마음을 가질 때, 이는 결국 자신에게도 마음의 불편함과 죄책감을 안기고, 때로는 동료와의 관계 악화나 심지어는 명예 손상과 같은 '화'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2) 관계 속의 불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실수에 대해 분노하거나 비난하는 마음을 품고 복수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결국 관계의 단절과 후회라는 '화'를 불러옵니다.
3) 내면의 평화
이런 '살기'를 알아차리고, 그 마음을 다스려 용서와 이해로 나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불필요한 분쟁과 불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잘못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순간, 그 마음은 자신에게 평온을 선물하고, 갈등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게 해줍니다.
🔑 사상적 배경: 마음 수양의 지혜
이 구절은 유가(儒家)의 인격 수양, 도가(道家)의 무위자연, 불교(佛敎)의 업(業) 사상을 조화롭게 담아낸 《채근담》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1. 養喜神 (희신을 기른다):
유가에서 강조하는 '수신(修身)'과 맥을 같이합니다. 공자께서 "덕 있는 자는 외롭지 않다(德不孤)"고 하셨듯이, 내면을 다스려 긍정적인 덕성을 함양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복을 부른다는 가르침입니다. 기쁜 마음은 중용(中庸)의 균형 잡힌 상태를 지향합니다.
2. 去殺機 (살기를 없앤다)
도가적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거나 인위적으로 상황을 통제하려 들지 않고, 자연스러운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불필요한 화를 피하는 길이라는 해석입니다. 시기나 미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버리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때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화를 멀리할 수 있습니다. 불교적으로는 '살기'가 탐(貪), 진(瞋), 치(癡)의 삼독 중 분노(瞋)와 깊이 연관되며, 자비심으로 이를 다스릴 때 악업(惡業)을 끊고 평온에 이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최종 성찰: 마음이 삶을 빚어낸다
결론적으로, 《채근담》 071칙은 복은 밖에서 찾는 보물이 아니라, 내면에 심는 씨앗임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화는 숨어 있는 재앙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뿌린 독초임을 일깨웁니다. 긍정적이고 기쁜 마음을 꾸준히 길러 복의 씨앗을 심고, 타인을 해치려는 모든 부정적인 마음을 버려 화의 독초를 제거할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와 행복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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