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복되는 침수,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들
서울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일대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물난리를 겪는 대표적인 침수 취약지입니다.
2011년, 그리고 2022년—
서울은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도심 침수 참사를 반복해 왔습니다.
특히 2022년 8월,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로 인해 강남역 사거리 일대는 도로가 물에 잠기고 차량들이 둥둥 떠다니며, 일부 시민이 고립되거나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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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갑문, 제대로 작동했을까?
서울시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도심 주요 지역에 ‘육갑문(陸閘門)’을 설치해왔습니다.
이 육갑문은 도로로 물이 유입되는 걸 차단하는 방어용 철문입니다.
서울시는 실제로 매년 여름철을 앞두고 육갑문 자동 개폐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에는 강남구, 영등포구, 구로구 등 12개 자치구의 침수 위험도로 32곳을 대상으로 육갑문 작동 훈련이 진행되었으며, 2025년 여름철 집중호우를 대비한 훈련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2022년 침수 당시, 일부 육갑문은 제때 닫혔음에도 폭우로 인한 빗물의 양을 감당하지 못해 강남역 일대 도로는 여전히 침수되었습니다.
즉, 육갑문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은 막을 수 있지만, 도시 내부에 급속히 쌓이는 빗물까지 처리하지는 못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 정책이 끊기면, 안전도 끊긴다
사실 서울시는 이 문제를 10년도 더 전에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는 침수 대책의 일환으로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빗물터널) 설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 신월동은 실제로 완공되어 큰 효과를 봤지만,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등 6곳은 계획 단계에서 중단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박원순 시장 시절, 예산 부담과 실효성 논란 때문이었습니다.
박 시장은 대신 빗물받이 확대와 스마트 하수관 시스템 도입을 추진했지만,
2022년 같은 극한 폭우 앞에서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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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온 오세훈 시장, 같은 해법 제시
2022년 침수 사태 직후, 오세훈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10년 전 중단됐던 빗물터널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강남역을 포함한 6곳에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을 2028년까지 완공하는 계획이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 2025년 현재 진행 상황은?
강남역 시설은 총 3,500억 원 규모로 계획되었고,
2024년 내 착공 예정이었으나 업체 선정 지연 등으로 인해 2025년 현재 착공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서울시는 2025년 중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완공은 2028년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 왜 빗물터널이 꼭 필요할까?
빗물터널은 폭우가 내릴 때 지하 깊숙한 곳에 빗물을 임시 저장했다가,
강우가 멈춘 뒤 천천히 하천으로 방류하는 구조입니다.
지름 10m, 깊이 50m 이상 되는 이 대형 배수시설은,
기존 하수도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하는 폭우를 대응할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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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서울의 침수 대응에는 ‘육갑문’이라는 문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문 뒤에 쌓이는 물까지 비워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 해답이 바로 빗물저류배수시설, 즉 대심도 빗물터널입니다.
좋은 정책은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침수는 계속되고, 피해는 결국 시민 몫이 됩니다.
참고자료
▪︎ 뉴스1 – 서울시, 32곳 침수도로 육갑문 훈련 실시 (2024.04)
▪︎ YTN – 오세훈 “강남 빗물터널 반드시 재추진” (2022)
▪︎ 스마트시티코리아 – 스마트 하수관 시스템 개요
▪︎ 매일경제 – 서울시, 대심도 터널 재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