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원문 전집 (前集) #13 [013]
📜 원문
徑路窄處,留一步與人行;
滋味濃的,減三分讓人嗜。
此是涉世一極安樂法。
📚 번역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다른 사람이 지나가게 하고,
풍미가 짙은 것은 삼할쯤 덜어 다른 사람이 즐기게 하라.
이것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길이다.
🔍 해설
이 구절은 ‘양보’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좁은 길에서 한 걸음 양보하면, 서로 부딪히지 않고 평화롭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맛있는 것을 남과 나누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쁨이 배가됩니다.
이처럼 나의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은 복잡한 세상살이 속에서도 스스로 편안함과 즐거움을 얻는 가장 단순하고도 현명한 지혜입니다.
이기려 들지 말고, 앞서려 하지 말고,
물러남 속에서 오는 여유와 평안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처세의 달인’입니다.
이러한 겸손과 너그러움은 단순히 타인을 위한 행위를 넘어, 결국 자신을 위한 내면의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무한 경쟁 사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중심을 잡고, 진정한 행복을 찾게 하는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남에게 양보하는 순간, 마음속의 조급함과 집착도 함께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비워질수록,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백이 생깁니다.
세상과의 관계에서 생긴 갈등은 그 여백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삶은 조금씩 부드러워집니다.
『채근담』이 말하는 '안락(安樂)'은 결국 타인보다 나 자신을 다스리는 데서 비롯되는 평화입니다.
✍️ 한자 풀이
• 徑 (지름길 경): 지름길, 길.
• 路 (길 로): 길, 도로.
• 徑路 (경로): 길, 도로.
• 窄 (좁을 착): 좁다, 비좁다.
• 處 (곳 처): 곳, 장소, 경우.
• 徑路窄處 (경로착처): 길이 좁은 곳, 비좁은 길목.
• 留 (머무를 류): 머무르다, 지체하다, 남기다, 양보하다.
• 步 (걸음 보): 걸음, 발걸음.
• 一步 (일보): 한 걸음.
• 與 (더불 여): ~와 함께, ~에게 (여기서는 ~에게, ~을 위해)
• 人 (사람 인): 사람, 남, 다른 사람, 타인.
• 行 (갈 행): 가다, 지나가다.
• 與人行 (여인행): 남에게 지나가게 하다.
• 滋 (불을 자): 불다, 늘다; 맛.
• 味 (맛 미): 맛.
• 滋味 (자미): 맛, 풍미.
• 濃 (짙을 농): 짙다, 진하다.
• 的 (관형격 조사 적): ~의, ~한 것 (여기서는 '~한 것'의 의미)
• 滋味濃的 (자미농적): 풍미가 진한 것
• 減 (덜 감): 덜다, 줄이다
• 三 (석 삼): 셋
• 分 (나눌 분): 나눌, 몫, 부분 (여기서는 '몫'이나 '비율')
• 三分 (삼분): 세 몫, 삼 할 (비유적으로 '조금', '일부')
• 讓 (사양할 양): 사양하다, 양보하다, ~하게 하다
• 嗜 (즐길 기): 즐기다, 좋아하다, 탐하다
• 讓人嗜 (양인기): 남이 즐기게 하다
• 此 (이 차): 이것, 이
• 是 (옳을 시): 옳다, 이것, ~이다
• 涉 (건널 섭): 건너다, 겪다, 경험하다, 관계하다
• 世 (세상 세): 세상
• 涉世 (섭세): 세상을 겪다. 세상을 경험하다, 세상을 살아가다, 세상살이.
• 極 (극진할 극): 지극히, 가장
• 一極(일극): 가장 으뜸가는, 더할 나위 없이, 지극히 (최고의 정도를 강조하는 말). 문맥에 따라 '유일하게 가장 ~한'이라는 의미로도 확장될 수 있습니다.
• 安 (편안할 안): 편안하다.
• 樂 (즐거울 락): 즐겁다, 기쁘다.
• 安樂 (안락): 편안하고 즐거움, 평안함.
• 法 (법 법): 방법, 원칙, 길,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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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의 번역과 해설은 기존의 어떤 번역서나 해설서도 참고하지 않고,
원문에 대한 깊은 사색과 철저한 어휘 분석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다만 원문의 해석은 문맥과 시대어감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으며,
본 해설 또한 일정한 주관과 사유에 기반하고 있어 부분적인 오류나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단 복제 및 인용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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