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

💥 [미국과 이란 #5] 이란의 반격 시나리오 – 중동 전면전 가능성과 비대칭 전략, 하이브리드 전쟁

CurioCrateWitch 2025. 6. 23. 01:43

💥 [미국과 이란 #5] 이란의 반격 시나리오 – 중동 전면전 가능성과 비대칭 전략, 하이브리드 전쟁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작전으로 이란 핵시설이 정밀 타격을 받으면서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다음 질문은 명확합니다.

이란은 어떻게 반격할 것인가? 그리고 이 사태는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가?

이번 글에서는 이란의 잠재적인 군사적 대응 시나리오와 복잡한 내부 정치 역학, 그리고 시민사회의 미묘한 반응까지 함께 살펴보며, 이란이 앞으로 어떤 전략적인 카드를 꺼낼지 입체적으로 분석해 봅니다.

🔥 1. 이란의 반격 전략 – 비대칭 전력과 다층적 대응

미국의 핵시설 공격은 이란 정권에겐 명백한 도발이자 체제 위협입니다. 그러나 이란은 단순히 미사일로 되갚는 방식이 아닌, 자신들의 특기인 ‘비대칭 전략’과 ‘대리전’, 그리고 사이버전과 해상위협을 활용해 훨씬 복합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란의 반격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예상됩니다.



💡 비대칭 전략 (Asymmetric Strategy)이란?

'비대칭 전략'은 나와 상대방의 힘이나 자원이 크게 다를 때 사용하는 영리한 전술이에요. 상대방의 강점을 정면으로 부딪히기보다, 자신의 약점을 가리고 강점은 극대화해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방식입니다.
핵심은 '예측 불가능성'이에요. 상대가 예상하고 준비한 방식이 아닌, 의표를 찌르는 시간, 장소, 수단을 활용해서 판을 뒤흔드는 거예요.

간단한 예시:
1) 약자가 강자를 상대할 때: 압도적인 군사력에 맞서 게릴라전, 사이버 공격, 또는 대리 세력(민병대)을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에요. 이란이 미국에 맞서 친이란 민병대를 동원하거나 사이버 공격을 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하죠.

2) 강자가 약자를 상대할 때: 자신의 압도적인 기술력(예: 스텔스기와 벙커버스터)으로 상대방이 막을 수 없는 방식으로 타격하는 것도 비대칭 전략의 한 형태예요.

결국 비대칭 전략은 '상대가 예측 못한 방식으로 싸워 이점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직접 보복: 미군 기지 및 이스라엘에 대한 '제한적' 공격


이란은 자국의 방어 능력을 과시하고 미국의 오판을 경고하기 위해 직접적인 군사 행동을 감행할 수 있습니다. 주요 타격 대상으로는 이라크, 시리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 넓게 분포한 미군 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란은 정밀 유도 미사일공격형 드론을 이용해 미군 시설이나 병력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 북부 국경이나 골란고원 인근 지역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는 이란이 핵시설 공격에 대한 '상응하는 보복'을 가했음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다만, 전면전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공격의 수위와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간접 보복: '친이란 민병대'를 통한 대리전 확대


이란은 중동 전역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양한 친이란 무장세력(프록시)을 오랫동안 육성하고 지원해 왔습니다. 이들은 이란이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면서도 미국의 동맹국이나 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대리인' 역할을 합니다.

🇱🇧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인접해 있는 강력한 시아파 무장정파이자 정당입니다. 헤즈볼라는 수만 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이스라엘과 국경 분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지시에 따라 이스라엘을 향한 대규모 로켓 공격을 감행하며 레바논-이스라엘 전선에서 전면적인 충돌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 예멘의 후티 반군: 예멘 내전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반군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및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국가들을 겨냥한 드론 및 미사일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을 통한 공격은 아라비아반도 전체의 안보를 위협하고 국제 유가 불안정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 이라크·시리아 내 시아파 민병대:

이라크와 시리아 내에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수많은 시아파 민병대 조직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주둔 미군 기지를 여러 차례 위협하거나 공격한 전력이 있으며, 이란의 지시가 있을 경우 미군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공세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전쟁’ 또는 ‘회색지대 작전’은 이란의 반격이 쉽게 예측되지 않도록 하며, 전면전으로까지 번질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 ‘하이브리드 전쟁’과 ‘회색지대 작전’이란?

이란의 반격 시나리오를 이해하려면 현대 분쟁의 두 가지 핵심 개념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 하이브리드 전쟁

미사일, 드론 등 군사 수단과 사이버 공격, 민병대 활동, 정보전 등 비군사 수단을 동시에 사용하는 복합 전쟁 방식입니다.

다양한 수단을 섞어 사용해 적을 혼란시키고 대응을 어렵게 만듭니다. 전쟁의 양상이 예측 불가능해지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죠.

대표적인 예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략이 있고, 이란의 반격 시나리오 중 직접 타격과 프록시 세력 활용, 사이버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회색지대 작전

전쟁은 아니지만 평화도 아닌 '회색지대'에서, 전쟁의 임계점 아래에서 다양한 수단들을 활용해 자국의 이익을 점진적으로 달성하려는 전략적 행동을 말합니다.

직접적인 전면전이나 대규모 무력 충돌을 피하면서 '살라미 전술' (얇게 썰듯이 조금씩 야금야금 이득을 취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예컨대 민병대의 국지적 충돌, 정보전, 해협 긴장 고조 등은 상대국이 ‘전쟁’을 선언하기 애매한 수준에서 이뤄집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건설하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 차이점 요약

하이브리드 전쟁: 공격 중심, 다양한 수단의 ‘혼합 사용’

회색지대 작전: 갈등 회피, ‘점진적 압박’에 초점


👉 이란은 이 두 전략을 병행하며 미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사이버 공격 및 해상 위협: 비대칭적 수단의 활용


이란은 물리적 공격 외에 사이버 공격 능력도 꾸준히 강화해 왔습니다. 미국의 주요 인프라(금융, 에너지, 교통)동맹국의 시스템에 대한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시도하여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이란은 이 해협을 봉쇄하거나 상선에 대한 위협을 가하여 국제 유가를 급등시키고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이란이 가장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대칭 수단 중 하나입니다.



🧭 2. 중동 전면전 가능성은? – '확산'의 기로


이란과 미국이 직접적으로 충돌하거나, 친이란 민병대를 통한 대리전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경우, 단순한 국지전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대규모 전쟁, 즉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 호르무즈 해협 봉쇄: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질적으로 봉쇄하려 한다면, 이는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될 것이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해협 봉쇄를 저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할 것입니다. 이는 곧바로 대규모 해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격화: 이란의 지시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다면, 이스라엘은 강력하게 보복할 것이고, 이는 레바논·시리아 국경선이 전면적인 전쟁터가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는 주변국까지 끌어들이는 확전(擴戰)의 도화선이 됩니다.

3) 걸프 국가들의 대응: 이란의 도발이 반복되거나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면,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미국과 함께 반이란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 이란과의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패권에 견제 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외교적, 경제적 수단은 물론, 때로는 군사적 지원(무기 판매, 군사 고문 등)을 통해 이란에 힘을 실어주며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이 경우 사태는 단순히 중동 지역을 넘어선 글로벌 강대국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 3. 이란 내부 정치 역학 – 강경파와 시민들의 '엇갈린 시선'


이란의 정치 지형은 현재 강경파에 의해 강력하게 주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부에서는 강경파와 개혁파 간의 지속적인 긴장, 그리고 오랜 제재와 압박으로 인한 시민들의 누적된 피로감이 공존하고 있어, 이란의 반격 수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 1) 강경파의 우위와 '보복' 논리


2021년 대선 이후, 강경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대통령 체제가 공고화되면서 이란은 더욱 강경한 대외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혁명수비대(IRGC)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성직자층을 중심으로 한 강경 노선이 지배적입니다. 이들은 미국의 핵시설 공격을 '이슬람 공화국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며 "미국과 타협은 패배다"라는 내부 논리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민족주의적 결집을 유도하려 할 것입니다. 이번 공격에 대한 강력한 보복은 강경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2) 개혁파와 시민들의 '생존'에 대한 열망

하지만 이란 내부에는 다른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서방의 경제 제재와 강경 노선으로 인한 고립된 경제, 치솟는 고물가, 심각한 청년 실업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과 피로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이후, 여성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것은 이러한 불만이 폭발 직전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핵 개발과 강경 외교보다는 생계 안정과 자유로운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참고]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 이란 '히잡 시위'의 도화선

2022년 9월, 이란의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풍속 경찰에 체포된 지 사흘 만에 구금 중 사망했습니다. 조사 결과, 그녀는 구금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비극적인 사건은 이란 전역에 걸쳐 대규모 반정부 시위—일명 ‘히잡 시위’—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아미니의 죽음은 단지 한 여성의 억울한 사망을 넘어, 복장 규제를 비롯한 정부의 강압적 통제에 대한 누적된 분노가 폭발한 사건이었습니다. 수많은 이란 여성과 청년 세대는 거리로 나와 “여성, 삶, 자유”를 외치며 히잡을 벗고 저항에 나섰고, 이 장면은 국제사회의 깊은 관심과 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실제로 테헤란 시민들의 인터뷰나 SNS 반응을 살펴보면, 핵시설 공격에 대한 분노와 함께 "정권의 보복은 우리가 아닌, 정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닌가?", "전쟁이 아닌, 외교가 필요하다"는 식의 또 다른 전쟁이 촉발되는 것에 대한 깊은 두려움과 회의감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란 지도부가 이러한 내부의 목소리를 얼마나 경청하고 반영할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 정리하며 – 이란은 어떤 카드를 꺼낼까?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은 이란 정권에 심리적, 전략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단순히 물리적 군사력뿐 아니라, 비정규전, 간접전, 사이버전, 그리고 광범위한 종교적 네트워크 등 다층적인 대응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속적인 경제 제재와 내부의 균열, 누적된 시민들의 피로감은 강경 대응이 항상 정당화되지 않으며, 오히려 더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란이 선택할 전략은 단순히 군사적 전술 차원을 넘어, 내부 결속 유지와 외부 위협 대응, 그리고 체제 생존과 국민들의 요구 사이에서의 절묘한 줄타기가 될 것입니다. 전 세계는 숨죽이며 이란의 다음 수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 참고 자료

  • IISS (국제전략문제연구소), Middle East Security Report, 2024
  • The Washington Institute, Iran's Regional Response Scenarios, 2025
  • BBC Persian, Voices from Tehran, June 2025
  • Al Jazeera, Iran’s Internal Debate after US Airstrikes, June 2025


💬 다음 글 예고


📌 [미국과 이란 #6] JCPOA 복귀 가능할까? – 핵합의의 미래와 외교적 해법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