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고전과 지혜/채근담

📖 《채근담 (菜根譚)》 원문 전집 (前集) #5 [005]

CurioCrateWitch 2025. 6. 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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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근담(菜根譚) – 전집 (前集) 005

📜 원문

耳中常聞逆耳之言,心中常有拂心之事,纔是進德修行的砥石。
若言言悅耳,事事快心,便把此生埋在鳩毒中矣。



📚 번역

귀에 거슬리는 말을 자주 듣고, 마음에 불편한 일이 늘 있는 것이야말로
덕을 닦고 수양을 깊게 하는 숫돌이 된다.
모든 말이 듣기 좋고, 모든 일이 즐겁기만 하다면, 그 삶은 이미 달콤한 독에 파묻힌 것이나 다름없다.



🪶 한자 풀이


• 耳 (이): 귀 이. 귀
• 中 (중): 가운데 중. ~안, ~속.
• 常 (상): 항상 상. 끊임없이, 습관처럼, 삶에 스며든 상태로 반복됨을 나타냄.
• 聞 (문): 들을 문. 듣다.
• 常聞 (상문): 늘 듣는다. 단지 가끔이 아니라, 일상처럼 계속해서 들린다는 의미.
• 常有 (상유): 늘 있다. 늘상 존재하는 삶의 일부라는 뜻.
• 逆 (역): 거스를 역. 거스르다, 거슬리다, 순리에 어긋나다.
• 逆耳之言 (역이지언): 귀에 거슬리는 말. (之는 ~의 역할을 합니다.)
• 心 (심): 마음 심. 마음.
• 有 (유): 있을 유. 있다.
• 拂 (불): 떨칠 불. 거스르다, 어긋나다, 좌절시키다.
• 拂心之事 (불심지사): 마음에 거슬리는 일, 불쾌하거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 (之는 ~의 역할을 합니다.)
• 纔 (재): 겨우 재, 비로소 재.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어떤 결과가 따를 때 쓰입니다. → 흔히 ‘才’로도 표기됨.(현대 중국이 간체자 '才'의 원형입니다.)
• 是 (시): 옳을 시. ~이다.
• 進 (진): 나아갈 진. 나아가다, 발전하다.
• 德 (덕): 덕 덕. 덕, 도덕.
• 修行 (수행): 닦을 수, 다닐 행. 수양하다, 도를 닦다, 자신을 갈고닦다.
• 砥石 (지석): 숫돌 지, 돌 석. 숫돌 (칼이나 연장을 가는 데 쓰는 돌). (여기서는 인격을 갈고닦는 도구를 비유합니다.)
• 若 (약): 같을 약, 만약 약. 만약 ~라면.
• 言言 (언언): 말 언. 말마다, 모든 말. (강조를 위해 반복 사용되었습니다.)
• 悅 (열): 기쁠 열. 기쁘게 하다, 즐겁게 하다.
• 事事 (사사): 일 사. 일마다, 모든 일. (강조를 위해 반복 사용되었습니다.)
• 快 (쾌): 쾌할 쾌. 통쾌하다, 시원하다, 즐겁다.
• 便 (변): 문득 변. 곧, 이내, 그래서.
• 把 (파): 잡을 파. (목적어를 앞으로 내세워 동사의 대상을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대중국어와 동일합니다. )
• 此 (차): 이 차. 이, 이것.
• 生 (생): 날 생. 삶, 인생.
• 埋 (매): 묻을 매. 묻다.
• 在 (재): 있을 재. ~에, ~에 있다.
• 鳩 (구): 비둘기 구. 비둘기. (예로부터 독성이 있는 새로 알려져 있으며, 겉은 아름답지만 속은 해로운 것을 비유할 때 쓰입니다.)
• 毒 (독): 독 독. 독.
• 矣 (의): 어조사 의. (문장 끝에 쓰여 완료나 감탄을 나타내는 어조사입니다.)
 


🔍 해설

이 구절은 삶에서 마주하는 불편함과 역경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우는 깊은 가르침을 전합니다.
어쩌면 불편함과 마찰 속에 놓였을 때, 이 말이 조금은 위로처럼 다가올 수도 있겠지요.

‘늘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늘 마음에 불편한 일을 겪는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구절은 '常(항상)'이라는 글자를 통해, 그러한 경험이 우연이나 일시적인 사건이 아닌,
삶에 깊이 스며든 일상적으로 흔한 일임을 강조합니다.

즉, 외부의 비판이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올 때,
그 순간들이야말로 덕을 쌓고 인격을 갈고 닦는 귀한 '숫돌'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칼이 숫돌에 갈려야 날이 서듯,
삶의 불편함과 마찰을 통해 우리의 내면도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음을 비유한 것이지요.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어떤 비판이나 역경도 한 번쯤 멈춰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인배의 여유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모든 말이 귀에 달콤하고, 모든 일이 마음에 흡족하며, 평생을 순탄하게만 살아간다면
그 자체가 오히려 치명적인 경고가 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평화롭고 편안해 보이지만,
실상은 스스로를 ‘비둘기 독’ 속에 묻어 버리는 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둘기 독’은 예로부터 겉은 아름답지만 속은 해로운 것을 비유하는 말로,
안락함에 젖어 성장을 멈추고, 내면이 나약해지는 위험을 경고합니다.

불편함 없는 삶은 우리를 안이하게 만들고,
성장의 기회를 빼앗아 결국 진정한 지혜와 강인함을 갖추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구절은 말합니다.
진정한 자기 수양과 인격의 완성은 고통과 역경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을 단련할 때
비로소 우리는 더욱 강하고 지혜로운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고요.

(인생, 참 쉽지 않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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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의 번역과 해설은 기존의 어떤 번역서나 해설서도 참고하지 않고,
원문에 대한 깊은 사색과 철저한 어휘 분석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다만 원문의 해석은 문맥과 시대어감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으며,
본 해설 또한 일정한 주관과 사유에 기반하고 있어 부분적인 오류나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단 복제 및 인용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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