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고전과 지혜/채근담

《채근담(菜根譚) – 원문 전집(前集) #20》 [020]

CurioCrateWitch 2025. 6. 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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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원문 전집(前集) #20》 [020]

📜 원문

事事留個有餘不盡的意思,便造物不能忌我,鬼神不能損我。
若業必求滿,功必求盈者,不生內變,必召外憂。


📚 번역


매사에 여유를 두고 다 채우지 않겠다는 생각을 지니면, 조물주조차 나를 시기하지 못하고, 귀신도 나를 해치지 못한다.

만약 하는 일마다 반드시 가득 차기를 바라고, 공적마다 반드시 넘치기를 바란다면, 내면의 변란이 없더라도 반드시 외부의 근심을 불러오게 된다.


🔍 해설: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삶의 역설적 지혜


이 구절은 삶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의 지혜를 깊이 있게 설파합니다.

모든 것을 가득 채우려 하거나 끝까지 쥐려는 욕심을 경계하고, 오히려 적절한 여백과 절제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통찰을 전합니다.

첫 문장은, 모든 일에 여유를 남기려는 의도적인 자세를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히 느긋하다는 뜻이 아니라, 무엇이든 완벽히 다 채우려 하지 않고 일부러 비워두는 겸손한 태도를 말합니다.
공을 독차지하지 않고, 능력을 과시하지 않으며, 욕심을 끝까지 채우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그럴 때 “조물주조차 나를 시기하지 못하고, 귀신도 해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는 미신적 표현이 아니라, 무엇이든 넘치면 주변의 시기와 견제를 불러오기 마련이지만, 여백을 남기는 겸손은 오히려 그런 해를 피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고전적 처세의 통찰입니다.

두 번째 문장은, 일마다 가득 차고 공마다 넘치기를 바라는 사람은, 내면에 갈등이 생기지 않더라도 반드시 외부의 근심(시기, 경쟁, 불운 등)을 불러오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겉보기에 문제가 없어 보여도, 결국 과도한 욕망은 세상으로부터의 부정적 반응을 불러들이기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이 구절은 지나침을 경계하고, 의도적으로 여백을 남기는 ‘모자람의 미학’을 강조합니다.

무엇이든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움으로써 덕을 쌓는 것’이야말로 스스로를 지키고, 시기와 재앙을 피하며, 진정한 평온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혜라고 강조합니다.


가득 채우려는 욕심을 버리고 여백을 남기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평안과 조화를 지키는 지혜이다.


✍️ 한자 풀이

  • 事(일 사): 일, 사건, 행위.
  • 事事(사사): 모든 일, 매사.
  • 留(머무를 류): 남기다, 머물게 하다.
  • 個(낱 개): 하나, 개별 단위.
  • 有餘(있을 유, 남을 여): 여분이 있다, 남아 있다.
  • 不(아닐 불): ~이 아니다, ~하지 않다.
  • 盡(다할 진): 다하다, 끝나다.
  • 不盡(불진): 다하지 않다, 채우지 않다.
  • 的(과녁 적): ~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
  • 意思(뜻 의, 생각 사): 생각, 뜻, 의미, 의도.
  • 便(곧 변): 그러면, 곧, 즉시.
  • 造(지을 조): 만들다, 창조하다.
  • 物(물건 물): 사물, 만물, 자연.
  • 造物(조물): 천지자연, 조물주, 창조된 세계.
  • 忌(꺼릴 기): 꺼리다, 싫어하다, 질투하다.
  • 我(나 아): 나, 자기 자신.
  • 不能忌我(불능기아): 나를 시기하지 못한다.
  • 鬼(귀신 귀): 귀신, 영적 존재.
  • 神(신령 신): 신, 신령.
  • 鬼神(귀신): 초자연적 존재들, 귀신과 신령.
  • 損(덜 손): 해치다, 손상시키다.
  • 不能損我(불능손아): 나를 해치지 못한다.
  • 若(같을 약): 만약 ~하다면.
  • 業(업 업): 업적, 직업, 사업.
  • 必(반드시 필): 반드시, 꼭.
  • 求(구할 구): 구하다, 바라다.
  • 滿(찰 만): 가득하다, 채워지다.
  • 業必求滿(업필구만): 업은 반드시 가득 채우길 바란다면.
  • 功(공로 공): 공적, 공로.
  • (찰 영): 넘치다, 가득 차다.
  • 功必求盈(공필구영): 공(功)이 반드시 넘치길 바라다.
  • 生(날 생): 생기다, 발생하다.
  • 內(안 내): 내부, 안쪽.
  • 變(변할 변): 변화, 변란.
  • 內變(내변): 내적인 변화, 내면의 동요.
  • 不生內變(불생내변): 내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다.
  • 召(부를 소): 불러오다.
  • 外(바깥 외): 외부.
  • (근심 우): 걱정, 우환.
  • 外憂(외우): 외부의 걱정, 외적인 근심.
  • 必召外憂(필소외우): 반드시 외부의 걱정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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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의 번역과 해설은 기존의 어떤 번역서나 해설서도 참고하지 않고,
원문에 대한 깊은 사색과 철저한 어휘 분석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다만 원문의 해석은 문맥과 시대어감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으며,
본 해설 또한 일정한 주관과 사유에 기반하고 있어 부분적인 오류나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단 복제 및 인용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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