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고전과 지혜/채근담

《채근담(菜根譚) - 원문 전집(前集) #22》 [022] 好動者,雲電風燈;嗜寂者,死灰槁木。 須定雲止水中,有魚躍鳶飛氣象,纔是有道的心體。

CurioCrateWitch 2025. 6. 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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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원문 전집(前集) #22》 [022]

📜 원문

好動者,雲電風燈;嗜寂者,死灰槁木。
須定雲止水中,有魚躍鳶飛氣象,纔是有道的心體。


📚 번역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자는 구름 속의 번개요, 바람 속의 등불이며,
고요함을 탐닉하는 자는 다 타버린 재요, 마른 나무이다.

멈춘 구름과 고요한 물 속에서도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나는,
그런 생동하는 기상이 깃들어야 비로소 '도(道)'가 있는 마음의 본체다.


✍️ 한자 풀이

  • 好 (좋아할 호, hǎo): 좋아하다, 즐겨하다.
  • 動 (움직일 동, dòng): 움직이다, 활동하다.
  • 好動者 (호동자, hǎo dòng zhě):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사람, 활동적인 사람.
  • 者 (놈 자, zhě): ~하는 사람, ~하는 것 (앞의 내용을 받는 지시 대명사).
  • 雲 (구름 운, yún): 구름.
  • 電 (번개 전, diàn): 번개.
  • 雲電 (운전, yún diàn): 구름과 번개 (빠르고 변화무쌍하여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를 비유).
  • 風 (바람 풍, fēng): 바람.
  • 燈 (등불 등, dēng): 등불.
  • 風燈 (풍등, fēng dēng): 바람 앞의 등불 (위태롭고 불안정한 상태를 비유).
  • 雲電風燈 (운전풍등, yún diàn fēng dēng): 구름과 번개, 바람 앞의 등불. (불안정하고 조급하며 정착하지 못하는 상태를 총체적으로 비유).
  • 嗜 (즐길 기, shì): 즐기다, 탐닉하다, 아주 좋아하다.
  • 寂 (고요할 적, jì): 고요하다, 적막하다.
  • 嗜寂者 (기적자, shì jì zhě): 고요함만을 좋아하는 사람, 적막함을 탐닉하는 사람.
  • 死 (죽을 사, sǐ): 죽다, 죽은.
  • 灰 (재 회, huī): 재.
  • 死灰 (사회, sǐ huī): 죽은 재, 식은 재, 다 타버린 재 (생기가 없고 활력이 없는 상태를 비유).
  • 槁 (마를 고, gǎo): 마르다, 시들다.
  • 木 (나무 목, mù): 나무.
  • 槁木 (고목, gǎo mù): 마른 나무, 고목 (생명력이 없고 감각이 없는 상태를 비유).
  • 死灰槁木 (사회고목, sǐ huī gǎo mù): 죽은 재와 마른 나무 (생기가 없고 활력이 없으며 무감각한 상태를 총체적으로 비유).
  • 須 (모름지기 수, xū): 반드시 ~해야 한다, 모름지기.
  • 定 (정할 정, dìng): 정해지다, 안정되다, 고요하다.
  • 雲 (구름 운, yún): 구름.
  • 定雲 (정운, dìng yún): 멈춘 구름, 고요한 구름 (안정되고 평온한 상태를 비유).
  • 止 (그칠 지, zhǐ): 그치다, 멈추다, 고요하다.
  • 水 (물 수, shuǐ): 물.
  • 止水 (지수, zhǐ shuǐ): 고요한 물, 잔잔한 물 (평온하고 움직임 없는 상태를 비유).
  • 定雲止水 (정운지수, dìng yún zhǐ shuǐ): 멈춘 구름과 고요한 물 (극도로 고요하고 안정된 내면의 상태를 비유).
  • 有 (있을 유, yǒu): 있다, 가지고 있다, 지니다.
  • 魚 (물고기 어, yú): 물고기.
  • 躍 (뛸 약, yuè): 뛰다, 도약하다.
  • 魚躍 (어약, yú yuè): 물고기가 뛰다 (고요함 속의 역동적인 생명력).
  • 鳶 (솔개 연, yuān): 솔개.
  • 飛 (날 비, fēi): 날다.
  • 鳶飛 (연비, yuān fēi): 솔개가 날다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모습).
  • 魚躍鳶飛 (어약연비, yú yuè yuān fēi): 물고기는 뛰고 솔개는 날다 (고요한 환경 속에서도 활기찬 생명력과 자유로운 기상이 넘치는 모습).
  • 氣 (기운 기, qì): 기운, 기상, 태도.
  • 象 (코끼리 상, xiàng): 코끼리; 형상, 모습.
  • 氣象 (기상, qì xiàng): 기세, 기운, 풍채, 활기찬 모습. (여기서는 '활기찬 생명력과 자유로운 기상'의 의미)
  • 纔 (비로소 재, cái): 비로소 ~이다, 그제야.
  • 是 (옳을 시, shì): ~이다.
  • 有 (있을 유, yǒu): 있다, 갖추다.
  • 道 (길 도, dào): 길, 도리, 진리, 도(道).
  • 有道 (유도, yǒu dào): 도가 있는, 도를 갖춘.
  • 的 (과녁 적, de / dí): ~의, ~한 (앞의 구가 뒤의 명사를 수식할 때 사용되는 문법적 조사.  ※ 고전에서는 '之(지)'가 더 흔했으나, '的'도 쓰였으며, 특히 현대 중국어에서 '수식 관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 '有道的心體'에서 '有道'가 '心體'를 수식하는 관계를 나타냅니다)
  • 心 (마음 심, xīn): 마음.
  • 體 (몸 체, tǐ): 몸, 본체, 근본.
  • 心體 (심체, xīn tǐ): 마음의 본체, 마음의 근본 상태.
  • 有道的心體 (유도적심체, yǒu dào de xīn tǐ): 도를 갖춘 마음의 본체, 진정한 도의 마음.


🔍 해설: 내면의 평정을 바탕으로 피어나는 참된 생명력


이 구절은 내면의 중심을 잃은 채 극단으로 치우친 두 가지 삶의 태도를 경계하면서, 진정으로 도(道)를 갖춘 마음이란 그 양극단을 넘어선 ‘고요한 중심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생명력’에 있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겉으로 드러나는 움직임이나 고요함보다, 마음 깊은 곳의 정돈된 평정 속에서 솟아나는 활기와 기상을 이상적인 마음의 상태로 제시합니다.

첫 번째 문장 "好動者,雲電風燈"은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위험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들은 변화무상하고 정처없는 구름 속의 번개처럼 불안정함 속에서 예측할 수 없이 빠르게 움직이고, 바람 속의 등불처럼 외부 자극에 쉽게 흔들리는 상태입니다.

이는 단지 신체적 활동성을 넘어서,
내면이 혼란스럽고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리저리 쑤시고 다니며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삶을 뜻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많은 에너지를 쏟지만 방향이 없고, 중심이 없으며, 결국 어떤 일도 단단하게 쌓아 올리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문장 "嗜寂者,死灰槁木"은 정반대로, ‘고요함만을 탐닉하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또 다른 극단을 말합니다.

이들은 다 타버린 재나 마른 나무처럼 내면의 생기와 감각이 사라진 상태에 가깝습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일지 몰라도, 그 속은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살아 있으되 살아 있지 않은 듯한 상태입니다.

즉, 도를 닦는다는 명목으로 아무 활동도 하지 않으며 생명력 없이 정지된 삶에 머무는 것도 경계해야 할 태도라는 뜻입니다.


마지막 문장 "須定雲止水中,有魚躍鳶飛氣象,纔是有道的心體"는 참된 ‘도의 마음(有道的心體)’이란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제시합니다.

그것은 마음이 마치 멈춘 구름과 고요한 물(定雲止水)처럼 고요하고 안정되어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그 평정한 중심 속에서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나는(魚躍鳶飛) 생기 있는 기상(氣象)이 자연스럽게 솟아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의 ‘움직임’은 내면이 흔들려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깊이 가라앉은 고요함 속에서 피어나는 살아 있는 생명력입니다. 즉, 평정 속의 역동성, 곧 정중동(靜中動)의 상태이지요.

결론적으로, 이 구절은 내면이 불안정한 채로 마구 움직이는 삶과, 모든 생기를 잃고 무기력하게 머무는 삶—그 두 가지 모두를 경계합니다.

그리고 그 대신, 마음이 깊고 고요하게 정돈된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활기와 자유로운 기개가 살아 숨 쉬는 상태,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도’를 갖춘 살아 있는 마음의 본체라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수양이나 명상의 차원을 넘어, 삶 전체를 아우르는 균형과 생기, 평정과 역동 사이의 조화를 가르치는 《채근담》의 깊은 철학입니다.


채근담은 세상을 등지지 않는다.
도는 삶 속에 있다.
속세를 떠나지 않고, 속세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기르는 것,
그게 바로 채근담이 전하는 진짜 수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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