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문
引見入侍時, 左副承旨兪集一所啓,
「臣頃見安龍福文書, 其中有數件更爲鉤問之事, 敢此仰達矣。」
📝 번역
임금이 신하들과 조회 중에 있었을 때, 좌부승지 유집일이 아뢰었다.
“신이 얼마 전 안용복의 문서를 살펴보았는데, 그 안에 재차 확인해야 할 몇 가지 의심스러운 내용이 있어 감히 보고 드립니다.”
🔍 해설|의심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자, 유집일
좌부승지 유집일은 안용복 사건 논의에 새로운 전환점을 열고 들어오는 인물입니다.
앞서 신여철이 안용복의 공과를 저울질하며 균형 있는 시각을 제시하고, 윤지선이 법과 기강을 앞세워 사형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유집일은 또 다른 방향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는 "안용복의 문서 중 다시 조사해야 할 의심스러운 항목들이 있다"라고 말하며, 안용복의 진술 자체를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안용복의 발언이 외교적 기록으로 활용되기에는 허술하거나, 때로는 허위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이죠.
이처럼 유집일의 접근은 합리적인 절차로 비칠 수 있으나, 동시에 안용복이 이룬 외교적 성과를 견제하거나 깎아내리는 의도 또한 엿보입니다.
그의 발언은 단순히 '진실 규명'을 위한 시작일 수 있지만, 안용복의 자격과 정통성을 문제 삼고자 하는 조정의 내부 명분 쌓기일 가능성도 큽니다.
유집일의 말 한마디는 안용복 사건이 단순한 위법이나 공로를 따지는 논의를 넘어서, 조선 외교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불편한 성과'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라는 고민과 직결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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