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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속 안용복 #10] [2-5] 숙종 20년 8월 14일 | 일본 측의 침범 및 조선 어민 억류에 대한 비판

CurioCrateWitch 2025. 6. 4. 20:26


[조선왕조실록 속 안용복]
[2-5] 일본 측의 침범 및 조선 어민 억류에 대한 비판

📜 원문


"今者我國海邊漁氓, 往于此島, 而不意貴國之人, 自爲犯越, 與之相値, 乃反拘執我人, 轉到江戶, 幸蒙責國大君, 明察事情, 優加資遣, 此可見交隣之情, 出於尋常, 欽歎高義, 感激何言?"


📚  번역

"최근 우리나라 해안의 어민들이 이 섬(울릉도)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귀국 사람(일본인)이 스스로 국경을 침범해 마주치게 되자, 그들은 오히려 우리 어민을 붙잡아 에도(江戶)까지 압송하였습니다. 다행히 귀국의 대군(도쿠가와 쇼군)께서 사정을 명확히 살피시고, 후한 노자(路資)를 마련해 돌려보내 주셨으니, 이는 이웃 나라 간의 정(情)이 평범한 수준을 넘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 고결한 의로움에 경탄하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해설

이 문장은 일본 측의 불법적인 영토 침범과 조선 어민 억류 사건에 대해 조선이 외교적으로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조선은 일본의 위법 행위를 분명히 지적하면서도, 감정적 비난 대신 정중한 형식의 외교 수사를 통해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1. 일본의 '경계 침범' 명시

조선은 자국 어민이 울릉도에서 조업 중 일본인과 마주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 만남이 일본인의 자의적인 국경 침범(自爲犯越) 때문이었음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는 조선 어민의 울릉도 활동은 정당했고, 사건의 발단과 책임은 일본 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조선의 영토 주권을 강조하고, 국제적 책임 소재를 뚜렷하게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2. 억류에 대한 비판, ‘후한 조치’로 포장된 항의

일본이 조선 어민을 붙잡아 에도까지 압송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였습니다. 그럼에도 조선은 이를 ‘대군의 사려 깊은 판단으로, 후하게 돌려보내 주셨다(優加資遣)’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고결한 의로움(高義)’이라는 표현으로까지 칭송합니다.

하지만 이 감사와 찬사는 외교 문서의 형식을 갖춘 수사에 불과하며, 그 이면에는 일본의 억류 행위에 대한 은근한 항의와 비판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은 일본의 ‘후한 조치’를 명분으로 삼아 사건의 부당성을 간접적으로 지적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전략적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는 당시 조선이 외교적 약세에 처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주권 침해 사실을 국제적으로 알리고자 한 고도의 외교 전략이었습니다.



3. 조선 외교문의 전략적 가치

이 외교문은 상대국의 체면을 세워주면서도 자국의 주권 침해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는 이중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일본의 불법 행위를 직접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외교적 예우를 칭찬하는 표현 속에 비판의 메시지를 숨겨 넣음으로써,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선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한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조선 외교문의 전략성과 수사적 정교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외교 문장을 통해 주권을 지키고 국익을 보존하려는 조선의 지혜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 참고 문헌

•『승정원일기』 숙종 20년 8월 14일자

• 한국사데이터베이스 http://db.history.go.kr

• 국사편찬위원회 디지털사료관

• 『조선왕조실록』 및 동시대 외교문서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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